남북 정상회담으로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 기대…궁극적으로 북미 관계 개선 동반돼야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3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협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주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우후죽순 급등하던 모습과 상반된 모습이라는 평가다.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20일 국내 증시에서 철도주와 관광 레저 관련주가 상승한 반면 개성공단기업과 건설주는 부진했다. 철도관련주는 동서해선 철도 연결 연내 착공 소식에 상승했다. 역무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하는 푸른기술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현대로템, 에스트래픽, 에코마이스터 등이 동반 상승했다. 푸른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의 상승폭은 최대 4%대였다.
관광 관련 종목도 상승했다.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효과가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19일까지 잠잠하던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한 아난티의 주가는 20일과 21일 이틀 연속 급등하며 주당 1만원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아산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도 주당 10만원선에서 단숨에 12만원선에 근접했다.
대신증권은 남북 정상회담이 한국경제와 자본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과 UN의 대북제재 해제 여부가 앞으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신경제지도가 구체화되면서 한국 경제는 장기적, 구조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주식시장 측면에서의 단기적인 변화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와 북한의 핵시설 영구폐기 간의 의견조율이 필요하고, 미국과 UN의 대북제재 완화가 확인되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실질적인 북미관계 개선과 이를 통한 대북제재 완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SK증권도 경제협력 내용이 크게 새롭지 않고 호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인 탓에 관련주 주가의 흐름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하인환 연구원은 "이전 정상회담에는 거론되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이 필요했다"면서 "남북 경협주가 연초 이후 평균 63% 상승한 만큼 이미 호재는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을 가능성 높았다"고 판단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핵심인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하 연구원은 "공동선언 내용을 보면 북미관계에서 노이즈가 발생할 경우 또다시 충격을 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쉽게 낙관할 수 없다"면서 "비핵화 과정이 반드시 쉬울 것이라고 예단할 수 없는데, 이 때문에 평양 공동 선언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조치에 불과한 수준이 될 경우 불확실성은 계속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였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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