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제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러시아와 아시아 간의 경제 협력을 모색하는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위해서지만 올해는 북한 문제가 정상들의 핵심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11일부터 열리는 이번 동방경제포럼은 시기부터 묘하다. 북ㆍ미 간 갈등 속에 파견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대화의 희망을 다시 살린 직후이고 한 주 뒤에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특히 푸틴 대통령에게는 그동안 북한 문제에 대한 낮은 존재감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다.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포럼 기간 정상회담을 하며 북한 문제에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푸틴 대통령은 10일 오후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번 포럼 정상 외교를 시작한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고문은 "두 정상이 경제 협력 외에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와의 북방 영토 문제도 중요하지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11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있다. 시 주석은 첫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러시아와의 공조를 다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의 9ㆍ9절 참석 대신 러시아에 간 시 주석이 내놓는 발언은 남북 정상회담에 맞춰 북한과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목의 대상이다.
오는 12일 이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 역시 중요한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와 남북 대화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끌어낸다면 종전선언과 북한의 핵 신고 등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인 표도르 루크야노프는 "한국이 대북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역내에서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러시아의 협조를 구할 것을 조언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는 "러시아는 중국과 달리 북한에 지원해온 게 없어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만난 적도 없다. 란코프 교수는 "김 위원장은 극적인 효과가 가장 큰 시점을 노려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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