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8월 중순 이후 지속된 태풍과 폭우 속에 기상청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오보청'이란 오명 속에 기상청장까지 경질됐지만, 지난해 감사 때도 46%에 불과했던 강수예보 적중율이 얼마나 올라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슈퍼컴퓨터에 기상위성을 새로 띄운들, 데이터를 해석할 예보관의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용없다는 비판이 줄을 잇는다.
점심도 하루 20분만에 먹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밤낮없이 살인적인 데이터와 싸워 예보를 하지만 예보가 적중하면 당연한 것이고 틀리면 비난 뿐이다. 이러다보니 기상청 내부에서도 예보관 업무는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기피대상이 됐다. 근무환경이 나아지지도 않고, 오보청이라고 여론이 악화되면 청장이 수시로 교체되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예보관이 자라나긴 힘들 것이다.
아무리 좋은 슈퍼컴퓨터를 갖다놔도, 예보관의 전문성 면에선 조선시대 관상감보다도 못한 상황이다. 조선시대 기상청인 관상감은 과거시험만 잘 본다고 들어갈 수 있는 조직이 아니었다. 빛이 없는 암실에서 가는 실의 색을 구분하고, 낮에 밤하늘 별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할 정도로 특수한 감각을 가진 인물들을 뽑았다. 뽑힌 이후에도 계속해서 승진시험을 치게 했고, 한번 들어오면 수십년씩 자리를 맡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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