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대화와 전쟁 양립 안돼…美 비밀작전 주시"

우리민족끼리 "美, 대화의 막 뒤에서 군사 도박 말아야"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31일 미국을 겨냥해 "대화와 전쟁책동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날 논평에서 "미국이 조미(북·미) 대화의 막 뒤에서 우리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적대행위를 감행하고 있다"며 "최근 미군 특수부대들이 일본과 필리핀, 남조선의 진해 해군기지에 기어들어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비밀훈련을 벌려놓은 것이 그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평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이 거론된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등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 책임을 미국에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매체는 "만약 지난해처럼 조미관계가 다시금 악화하고 조선반도가 최악의 전쟁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그러한 군사적 음모를 작당한 장본인들이 지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이 대화의 막 뒤에서 우리를 겨냥하여 벌리고 있는 비밀작전들을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그에 대처한 만반의 대응책들을 갖추어 놓고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고 상대가 누구인가를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보아야 하며 백해무익한 군사적 도박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조미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자기 할 바를 제대로 다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미국은 대화를 떠들면서도 초보적인 신뢰 조성을 위해 손톱만큼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뻔뻔스럽게도 '선 비핵화'라는 요구만을 집요하게 들고나오고 있다"며 "대화에 임하는 미국의 태도는 그야말로 후안무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갈등과 대립'이란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미·중 무역 분쟁, 미국과 터키 간 갈등, 미국·이란 간 핵 문제 대치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역시 다른 대미 갈등 사례만 봐도 북·미 협상 교착화의 책임은 미국에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