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헌재 vs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놓고 "내가 먼저야!" 쟁탈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대법 '공개변론' 발표에 헌재 다급히 선고일정 공개... 지난 수년간 대법·헌재 "동시 침묵"

헌재 vs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놓고 "내가 먼저야!" 쟁탈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잇따라 심판대에 올리기로 했다. 지난 15일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열겠다고 밝힌지 열흘만에 헌재가 오는 28일 헌재가 ‘병역거부자 처벌조항’의 위헌여부에 대해 최종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양대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와 대법원이 ‘병역거부’ 사건을 놓고 서로 선착을 하겠다고 앞을 다투는 양상인 셈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관할하는 범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기관이 동일한 사안을 비슷한 시기에 다루겠다고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2013년 유신시대 긴급조치가 위헌인지 여부를 놓고 헌재와 대법원의 결론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것을 제외하면 선례가 없다.

더구나 지난 수년여 동안 ‘병역거부’ 사건에 대해 대법원과 헌재는 모두 사실상 침묵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두 기관이 마치 앞을 다투듯 서두르는 모습에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법조계 인사들도 적지 않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다룬 것은 14년 전인 지난 2004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판례에 따라 ‘여호와의 증인’ 등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1년6개월을 징역형이 내려지는 선례가 만들어 졌다.

이후 대법원은 2004년 판례의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2012년 이후 각급 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선고를 내리는 사례가 늘어났지만 대법원의 입장은 확고했다. 올해에만 28건의 무죄선고가 나왔고 고법에서 무죄를 선고한 사례까지 있었지만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다. 헌법재판소가 병역거부 사건을 마지막으로 다룬 것은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다. 이후에도 매년 수십건의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재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다.

특히, 지난 2015년 7월에는 헌재가 공개변론까지 열었지만 3년 가까이가 지나도록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양대 사법기관의 입장 변화에 법조계 일부에서는 ‘여론 눈치보기’라거나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법률의 위헌여부는 헌재만이 판단할 수 있는데 대법원이 굳이 개입하려 한 것이나 공개변론까지 열고도 침묵을 지켜온 헌재가 대법원의 공개변론 소식에 다급히 결론을 내리겠다고 나선 것이나 곱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출신의 변호사 L씨(58·사법연수원 20기)는 “헌재가 위헌결론을 내리면 소급해서 효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대법원 공개변론을 열 필요가 없어진다”면서 “하급심 판단이 엇갈려 대법원의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지만 석연치 않은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대형로펌 소속의 변호사 P씨(53·연수원 30기)는 “이제라도 양대 최고법원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법리나 사회적 공감대 대신 여론이나 정권의 성향에 따라 심리대상 사건을 정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