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표주자" 밀었지만…중도·보수표심 흡수 못 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가 이어지고 있는 13일 서울 여의도 바른미래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한울 수습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 이어 체급을 낮춘 서울시장 선거에서 마저 3위로 추락하면서 안 후보는 정치생명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다.
1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실시한 지방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18.8%의 예상 득표율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55.9%),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21.2%)에 밀린 3위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정치권에선 대선주자에서 서울시장으로 한 단계 '체급'을 내린 안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도 3위에 그치면서 정치생명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안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 내내 "내가 야권의 대표주자"라며 중도·보수표심을 적극 공략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안 후보는 야권 후보단일화 논쟁 과정에서 김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 또는 '양보'를 줄곧 요구해 온 바 있다.
이는 지난 대선과도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 안 후보는 반(反) 문재인 표심을 업고 선거 초반 문재인 대통령과 양자구도를 이루는데 성공했지만 TV토론 등을 거치며 홍준표 한국당 후보에 '실버크로스'를 허용해야 했다.
안 후보는 일단 이번 선거와 관련해 승복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서울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존중하며 겸허히 받들겠다"며 "과분한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안 후보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 할 지, 또 이 시대에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겠다"며 "(거취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책임론을 둔 공방이 벌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25%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대패한데다, 김 후보와의 경쟁에서도 3위를 기록하는데 그친 까닭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단 한 석의 광역자치단체장, 국회의원(재·보궐선거) 조차 건지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내일(14일) 부터 불어닥칠 후폭풍이 더 우려된다"며 "책임론 등이 불거지고 당내 투쟁으로 이어지면 당이 존립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조한울 수습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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