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이정민 기자] 지난 4월 '2018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폭스바겐의 최상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세대 신형 투아렉은 '폭스바겐 차량 중 가장 진보한 모델'로 꼽히고 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15인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8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나타났다. 전세계 소비자의 마음을 들끓게 한 이 차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한국 소비자를 찾는다. 지난 5월 각국 자동차 기자를 대상으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시승회를 통해 신형 투아렉을 미리 만나봤다.
앞모습은 폭스바겐 특유의 좌우로 길게 뻗은 그릴이 시선을 잡는다. 이 그릴은 전조등 라인과 이어져 긴 직선을 이루며 차를 더욱 크게 보이게 한다. 측면부 루프라인 또한 눈에 띈다. 측면 라인을 따라 흐르듯 올라가다 전면을 향해 기울어진 C필러에서 끊기면서 역동성을 부여한다. 도드라진 뒷모습은 신형 투아렉의 당당함을 내비치는 듯했다. 폭스바겐의 디자인 수장인 클라우스 비숍은 "신형 투아렉의 디자인은 이 차가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의 플래그십 모델임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 모델의 힘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있다. 이 차는 그 어떤 것도 강요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잘츠부르크 공항에서 경유지 비쇼프쇼펜을 거쳐 도착지 쉐파우 암 빌든 카이저까지 거리는 144㎞. 도심을 빠져나와 A10번 고속도로, 알프스 산맥을 거치는 산악길, 평지 등을 달리는 약 3시간의 코스였다. 3가지 트림 '애트모스피어(Atmosphere)', '엘레강스 (Elegance)', R라인(R-line)' 중 역동적 성능을 내는 R라인을 시승차로 선택했다.
푹신하게 몸을 감싸는 운전석에 앉으면 좌우 일직선으로 뻗은 대시보드를 볼 수밖에 없다. 12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작동되고 있는 1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이렇게 큰 디스플레이를 가진 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날로그 버튼들이 하던 기능은 대형 디스플레이 안으로 들어갔다. 큼지막하고 시원시원한 디스플레이 덕분에 다양한 기능을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폭스바겐은 이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이노비전 콕핏이라고 이름 붙였다.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에어컨 작동 등 기능을 개인 특성에 맞춰 조작할 수 있도록 한 미래기술 엿보기라는 설명이다.
시동을 걸었다. 디젤차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잔진동이 없었다. 가솔린차를 넘어 전기차 정도의 정숙함이 느껴졌다. 부드럽게 도심을 빠져 나간 신형 투아렉은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냈다. 가속페달에 힘을 줄수록 차는 빠르게 치고 나갔다. V6 3.0ℓ 터보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57.6㎏ㆍm의 힘을 낸다고 폭스바겐은 설명했다.
알프스산맥에 가까워졌는지 고도가 점점 올라 해발 1700m까지 치솟았다. 새하얀 눈으로 둘러싸인 높은 산들이 주변을 감쌌다. 맑은 날씨는 금세 흐려졌다. 구름 혹은 안개로 앞이 잘 안보이기도 했고 길은 궂은 날씨로 젖어 있었다. 운전 중 중앙 대형 디스플레이를 봤다. 작동되고 있는 내비게이션 안의 화면이 실제 눈으로 보는 주변 모습과 같았다. 전방에 구름이 많이 껴 있었는데 내비게이션에도 똑같이 구현됐다. 그래픽에 활용된 것은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이었다.
첨단안전사양을 탑재한 신형 투아렉은 별 문제 없이 급커브같은 열악한 환경을 헤쳐나갔다. 시속 60km까지 가속, 제동을 제어해 차선유지를 도와주는 반자동화기술 로드워크 레인 어시스트, 전기모터 구동식 안티롤바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폭스바겐은 특히 전기식 안티롤바를 강조했다. 이 기술은 차량이 특정 방향으로 쏠리면 전기모터가 작동해 정자세를 잡아준다. 덕분에 굽이굽이 산길에서도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신형 투아렉은 올 가을 유럽에서 먼저 선을 출시된다. 231마력, 286마력의 2개의 V6디젤 엔진, 340마력의 V6가솔린 엔진 차량이 나오고 V8터보 디젤(421마력) 엔진이 추가될 예정이다. 한국에는 내년 출시된다. 유럽, 한국 출시 모델 모두 가격은 미정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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