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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재판 흥정 꿈도 못 꿔"…檢협조는 "그때 가서 결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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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 행정처의 ‘재판 거래’ 파문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성남=김현민 기자 kimhyun81@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 행정처의 ‘재판 거래’ 파문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성남=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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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기민 수습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재판을 흥정 대상으로 삼은 적이 없으며, 이를 반대하는 법관에게 불이익을 준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자신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기 일어난 일 때문에 법원이 오랫동안 소용돌이 속에 빠져서 슬프고 안타깝다"며 "특히 제가 있을 때 법원행정처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지적이 사실이라면 그걸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만 "법원에서 재직하면서 대법원의 재판이나 하급심의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며 "하물며 재판을 흥정 거리로 삼아서 방향을 왜곡하고 그걸로 거래한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제가 재판 독립의 원칙을 금과옥조로 삼으면서 40여년을 살아왔다"며 "남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그 재판을 한 법관들에게도 심한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이 숙명 과제로 추진했던 상고법원 도입과 관련해서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고법원 도입 추진은 대법원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그 걸 가지고 법관에게 어떤 편향된 조치를 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재직 시에 있었던 일 때문에 법원이 이렇게 불행한 사태에 빠지고 또 뭔가 부적절한 행위가 지적되고 한 데에 대해선 사법행정의 총수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더 자세한 내용은 저도 사실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그런 상태에서 (더) 이야기를 드리는 것은 사안을 오히려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 같다. 언젠가 사태가 다 밝혀지면 상황을 정리해서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거의 1년 넘게 조사를 하면서 여러 컴퓨터를 흡사 남의 일기장 보듯 완전히 뒤졌고, 400명 정도의 사람들이 가서 이야기 했다"며 "그런데도 사안을 밝히지 못했으면 (내가 조사를 받는다고) 그 이상 뭐가 밝혀지겠나"라고 말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만든 데 대해서는 "사법부는 대통령을 도와주는 곳이 아니다"며 "(대통령을 만났을 때) 좋은 이야기를 하고 분위기 좋게 만들기 위해 (그 내용의) 말씀 자료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수사에 대해선 "그때 가서 (수사 받을지 여부를) 보겠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KTX해고 승무원 재판을 청와대와의 흥정 거리로 삼았다는 의혹에는 "어떤 재판이건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결론 낸 것"이라며 부인했다.

한편 특별조사단은 지난달 25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협조를 얻기 위해 재판 결과를 흥정 대상으로 삼았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당시 "뚜렷한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법조계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 같은 문건을 작성한 법원행정처 관계자와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실시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이기민 수습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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