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선 '조롱거리'로 전락하기도
'조폭 브랜드' 오명 입은 명품도 있어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부산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A(30)씨의 집에는 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브랜드 의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A씨는 명품에 죽고 못 사는 일명 '명품족'이다. 상하의를 포함해 신발, 바지 등 A씨가 외출 때마다 입고 다니는 의상 가격만 해도 최소 500만 원 이상이다. 고가의 명품 시계까지 착용하는 날에는 A씨 몸에 둘러진 옷과 액세서리가 웬만한 국산 소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다.
A씨는 “요즘 주변에 생활(폭력 조직에 몸담는 일을 뜻하는 은어)하는 선·후배들 대부분이 고가의 명품을 즐겨 입는다”며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유행하는 패션이 있듯 건달 세계에서도 유행하는 명품 브랜드가 따로 있다”고 귀띔했다.
'톰 브라O', '스톤 아일OO', '발O' 등 형님(?)들의 단골 브랜드도 있다. 과거 조폭들 사이에서 '페라가O' 구두에 '미소O' 의류가 유행한 것처럼 선호하는 브랜드도 시대 흐름에 맞게 변하는 것.
우락부락한 체격에 사나운 인상을 가진 이들이 주로 입다 보니 '조폭 브랜드'라는 엉뚱한 이미지를 갖게 된 명품도 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건달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게시물 등을 통해 이 같은 모습을 희화화하거나 그림으로 그려 조롱거리로 만들기도 한다.
일부 나이가 어린 조직폭력배들이나 조폭을 지망하는 이들 중 명품을 마음대로 구매할 능력이 없는 조폭들은 '미러급' 또는 'SA급'이라 불리는 짝퉁 명품을 구매한다는 게 현직 조폭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폭력배 B(28)씨는 “당장 벌이가 없을 때도 있지만 외제차를 끌면서 명품 옷을 입고 다니지 않으면 동료나 후배들에게 창피한 기분이 든다”면서 “주변에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는 이들 대부분이 명품 브랜드를 입고 다니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따라 사게 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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