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아낀 전기, 이젠 돈 받고 팔자"

산업부, 4만가구 대상 6월1일~11월30일 '국민DR' 시범사업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앞으로 일반 가정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자신들이 절약한 전기를 돈을 받고 팔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일반 가정, 소형 점포 등 소규모 전력소비자가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는 '소규모 수요자원 거래(국민DR)' 시범사업을 6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은 약 4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전력거래소 및 시범사업 참여기업인 벽산파워, 삼성전자, LG전자, LGU+, 인코어드, 한국엔텍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시범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수요자원 거래(DR)는 전기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소비자가 전기 사용을 줄이면 보상을 받는 제도로, 현재 원전 4기에 해당하는 4.3GW의 수요자원이 운용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DR은 전력 감축여력이 크고 수익성 확보가 쉬운 공장 등 대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운용됐으며 일반 가정은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에 산업부는 국민 누구나 손쉽게 참여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국민DR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스마트 에어컨에 피크관리 기능을 탑재해 전력거래소로부터 신호를 수신하면 에어컨이 스스로 가동률을 조정해 전력소비량을 줄이는 '자동화 방식(Auto DR)'을 활용한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이 계측, 통신방식 등을 간소화해 7만원에 설치 가능하도록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전력계측기'를 활용해 비용부담을 대폭 낮췄다. 기존에는 일반 가정이 실시간 전력계측기를 설치할 경우 23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물론 기존의 수동제어 방식, 전력계측기 등도 병행 활용한다.

산업부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감축한 전력량 1kwh 당 1500원 상당의 현금지급, 통신비 할인 또는 포인트 지급 등의 보상을 지급하며 향후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적정 보상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시범사업에는 스마트 에어컨만 참여하지만, 향후 Auto DR 방식으로 참여 가능한 기기를 냉장고, 정수기 등으로 확대하고 시범사업 성과분석을 토대로 스마트 가전 구매 시 보조금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국민DR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의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에너지와 연계한 스마트 가전 등 스마트에너지 제품 및 서비스 산업 육성, 해외진출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약 400만에 달하는 서울시 가구 수 만큼 피크관리 스마트 에어컨이 보급되면 원전 1기에 해당하는 1.2GW의 전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DR 확산과 함께 스마트 가전 보급이 확대될 경우 가전 제조사뿐만 아니라 관련 IT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이 트랙레코드를 축적해 미국·유럽 등 전 세계 DR 시장에 스마트 가전, IoT 전력계측기 등의 수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