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모 빠르게 늘어…연체율 떨어져 보인 탓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서민 주택마련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연체율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정책금융 확대로 인해 보금자리론 대출규모가 대폭 늘면서 일종의 '착시효과'로 연체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체율은 지난 2012년 말 0.91%에서 2013년 1.10%로 서서히 올랐다가 2014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2016년 말 0.58%로 떨어진 연체율은 지난해 매달 서서히 하락했고, 올해 3월 0.2%대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이처럼 급락하게 된 이유는 부채규모가 연체채권 규모에 비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체율은 총 대출규모 대비 연체대출규모의 비중을 의미한다. 대출규모가 확대될수록 연체율은 떨어져 마치 건전성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더욱이 정부가 올해 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를 대상으로 소득요건을 완화하면서 보금자리론 대출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금자리론이나 적격대출의 연체율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의 두배 가량 높다. 주담대 연체율은 3월 말 0.18%로 현재 역대 최저 수준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일반 시중은행의 경우 분기별 연체자산 상각이 가능하지만 보금자리론의 경우 신탁자산인 주택저당증권(MBS)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자산 매각이 불가능해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연체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대출 규모 확대가 연체율을 낮춘 주 원인인 만큼 대출이 줄면 연체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주금공의 다른 정책금융인 적격대출의 경우 지난해부터 대출 규모가 줄면서 지난해 3월 0.22%였던 연체율이 올해 3월 0.27%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연구위원은 "연체율은 사후적인 지표일 뿐, 대출 데이터를 세분화해 연체 상황과 추세 등을 세심히 살펴야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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