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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자금세탁, 日 야쿠자가 사용한 가상통화 ‘다크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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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거래소서 비트코인 환전→러시아, 영국 거래소서 '다크코인' 바꾼 뒤 이체 반복→국내서 다시 현금화 하는 방식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도쿄타워를 한눈에 올려다볼 수 있는 도쿄 미나토구 인근의 한 맨션, 20대 학생 몇 명과 30대 남녀가 나란히 같은 집으로 들어가 책상에 앉는다. 분주히 컴퓨터 앞에서 작업에 몰두하는 이들은 모두 야쿠자 조직이 고용한 자금세탁 ‘실행팀’ 인원들. 대학생과 엔지니어인 이들은 조직이 보이스피싱과 불법 마약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현금을 각각 일본 내 가상통화 거래소에 개설한 다수 명의의 계좌에 입금 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바꾸는 작업을 맡고 있다. 환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바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곧장 러시아 가상통화 거래소 요빗, 영국 가상통화 거래서 히트비티시로 옮겨 익명성 높은 가상통화인 대시, 모네로, 제트캐시로 바꾼 뒤 계좌를 수차례 옮기는 일을 반복했다. 이들 조직이 지난 2년간 같은 방식으로 세탁한 금액은 총 298억5천만엔, 우리 돈 약 3000억원에 달했다.
14일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 야쿠자 조직의 자금세탁 경로와 과정을 단독 보도했다. 신문은 야쿠자의 의뢰를 받아 실행 팀 거래를 중개한 중국인 브로커 인터뷰를 통해 자금세탁 방식과 액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는데, 일본 내 규제를 피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해외 거래가 야쿠자 자금세탁의 수단이 된다고 지적했다. 브로커는 “야쿠자 조직에서 약 305억엔을 받은 뒤 실행팀 운영 등의 시스템 유지에 약 5억엔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야쿠자가 활용한 익명성 대표 ‘다크코인’ 3형제

일본은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거래소 등록제를 시행하는 한편 계좌 개설시 본인 확인 요건을 필수로 넣어 자금세탁 등의 불법거래에 고삐를 죄고 나선 바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해킹으로 약 5700억원을 탈취당한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체크 사건을 기화로 거래소 등록 승인을 위해 다수의 거래소가 모네로, 대시, 제트캐시의 상장폐지를 선언했다. 이는 야쿠자 조직이 해외 거래소에서 주로 환전했던 코인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왜 이 코인들을 수단으로 삼은 것일까?
통상 가상화폐는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알려졌지만, 거래경로 추적은 가능하다. 하지만 다크코인 3형제는 암호화폐 이동경로는 물론, 현실 계좌로의 추적이 어렵다는 점에서 자금세탁 수단으로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시는 2014년 다크코인이란 이름으로 생성됐으나, 불법 사이트 연계 루머가 돌면서 2015년 ‘대시’로 이름을 바꾼 가상통화로 이미 진행된 거래내역을 최소 세 개 이상 섞는 ‘코인조인’ 기술로 기록을 감춰 철저한 익명성을 보장한다.

모네로는 다크코인 중 가장 높은 익명성을 자랑하는데, 링 시그니처 기술을 통해 거래 시작과 동시에 특정 그룹 내에서 키가 섞이게 되고, 거래 내역 확인 시 반드시 비밀 키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 절차를 수십 번 반복해 결국 내역을 알 수 없게 만드는 방식으로 완벽에 가까운 익명성을 갖췄다. 지난 1월 미국 보안업체가 찾아낸 악성코드는 모네로 채굴 후 북한 김일성 대학 서버로 전송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북한 해킹부대의 주거래코인으로도 알려졌다.

제트캐시는 2016년 처음 공개됐는데, 제로코인 프로젝트에서 파생됐다. 익명성을 위해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을 사용하는데, 거래 시 비밀키 입력 대신 연속해서 특정 명제에 대한 답을 증명하는 방식을 통해 정보제공량이 최소화돼 추적이 어려운 익명성을 구축하게 된다.

한편 일본 금융청(FSA) 관계자는 “일본 내 거래 외에 해외송금 거래 추적은 당국 혼자서는 대응이 어렵다”며 “G20이 나서 동등한 조치를 취해야만 자금세탁 거래를 차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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