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와인마니아 오감자극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 피오 마르마이ㆍ아나 지라르도ㆍ프랑수아 시빌ㆍ마리아 발베르드 주연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10년 만에 고향 부르고뉴를 찾은 장(피오 마르마이)이 아버지의 와이너리를 도맡아 운영하는 여동생 줄리엣(아나 지라르도), 철부지 막내 제레미(프랑수아 시빌)와 함께 최상의 와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세 남매가 애틋한 감정을 되찾아가는 이야기가 부르고뉴의 사계절 풍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예상 가능한 지점으로 흐르지만, 자연의 주기와 세 개인의 변화들 사이에 적절한 연결고리가 배치돼 지루할 틈이 없다. 가족이 화합하는 모습에 담긴 따뜻한 감성과 독특한 유머도 인상적이다. 부르고뉴의 풍경과 포도 재배, 와인 제조 등이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특별한 조합으로 나타난다. 와인을 마시는 소리 등을 세세하게 포착한 음향도 관객의 오감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테루아(토양, 기후 등 와인 생산의 자연 재배 요건), 베르주(나무 위에 자라는 작은 포도송이), 빈티지(포도가 수확된 해), 스월링(와인의 향을 발산시키기 위해 잔을 둥글게 돌려주는 행위) 등 간단한 와인 용어를 알고 가면 보다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 마르코 더트라ㆍ줄리아나 로자스 감독, 마르조리 이스치아누ㆍ이자벨 주아ㆍ미구엘 로보ㆍ시다 모레이라 주연 '굿 매너스' ★★★
상파울루 빈민가 출신의 클라라(이자벨 주아)가 임신한 아나(마르조리 이스치아누)의 가정부로 일하면서 늑대인간을 잉태한 비밀을 알게 되고, 홀로 그녀의 아이를 키우는 드라마. 제70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공포, 미스터리, 퀴어, 뮤지컬,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틀을 오가며 진한 모성을 이야기한다. 효과적인 공간의 대비에 기이한 분위기를 더해 브라질 사회에 만연한 중산층의 위기와 계급 간 갈등을 표면화한다. 일부 장면에서 배역들의 감정이 생략되지만, 인상적인 결말을 이끌어내 진한 여운을 준다. 미구엘 로보는 성인 못잖은 연기로 아이와 늑대 사이에서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전한다. 심장이 약한 분이나 임산부는 늑대아이 출산, 동성애 섹스, 아이 감금 등의 장면이 불편할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