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인터뷰
이성우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회장(57)이 지난달 1일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아들 고(故) 이상희 하사의 묘를 찾아 먼저 간 아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성우씨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일부 진보단체들이 ‘북한의 천안함 폭침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전제를 깔고 주장해요. 북한 대변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이성우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회장(57)은 4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진보단체들이 지금까지 천안함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며 분개했다.
그는 최근 공영방송에서 또다시 천안함 폭침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북한 소행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그 주장을 펴는 사람들의 말만 방송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장은 인터뷰 내내 정부가 유독 천안함 유족만 서운하게 한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참석한다고 일언반구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천안함은 2010년 3월26일 북한 인민군 정찰총국 소속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 좌초됐다. 당시 김영철은 정찰총국장이었다.
이 회장은 천안함 사건으로 아들 고(故) 이상희 하사를 잃었다. 이 하사는 고등학교 시절 한식ㆍ양식ㆍ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딸 정도로 요리를 잘해 조리병으로 근무했다. 제대 1개월여를 앞두고 변을 당했다. 배에 동기 6명이 있었는데 4명이 숨졌다.
김영철은 지난 2일 평양에서 우리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며 눙쳤고 북한 노동신문은 3일 천안함 사건을 “조작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남북정상회담과 북ㆍ미정상회담이 잘 돼 남북관계가 개선됐으면 한다”면서 “다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인정ㆍ사과ㆍ위로가 먼저”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아들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앞선다”며 “아픔을 나누면 좋겠는데 반대쪽에서 마음을 헤집는 행동을 하면 상처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끝내 울먹였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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