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산업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던 1958년. 당시 스물두 살이었던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큰형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만나 사업을 하겠다는 결심을 밝힌다. 주택과 도로, 철도 등 산업 전반에 대한 재건에 따른 건설ㆍ건재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만류와 유학 권유에도 그해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했다. 글로벌 종합건축자재기업인 KCC 60년 역사의 시작이다.
KCC 관계자는 "기본에 충실하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창업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 우리 회사의 오늘을 일궈낸 원동력"이라며 "국내 기업 중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1976년 주식회사 금강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국가 재건을 위해 필요한 건축자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설립하고 건축용ㆍ자동차ㆍ선박 등에 사용하는 도료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1989년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과 금강레저, 2000년 코리아오토글라스(KAC)를 설립했다. KAC는 일본 아사히글라스와의 자동차용 유리 합작회사다. 2000년 4월 금강과 고려화학이 합병해 유기와 무기화학을 아우르는 기술력과 제품군올 보유하게 됐다. 사명을 금강고려화학으로 변경했다가 2005년부터 KCC로 사용하고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 정몽진 회장이 2000년부터 경영 일선에 나섰다. 차남 정몽익 사장도 2006년부터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60주년을 맞이한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역동적인 도전정신을 주문했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각자의 맡은 자리에서 창업의 초심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100년 기업 KCC'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의지를 다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CC가 60년 동안 지속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도전정신과 함께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경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 자립화와 국산화에 전력을 다하면서 국가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996년 수용성 자동차 도료에 대한 독자 기술을 확보해 이 분야 기술 발전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전자소재 분야에도 연구를 집중해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의 양산화에 성공한 이후 기술 선도에 앞장섰다. 2003년부터는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실리콘 원료(모노머)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에 이어 실리콘 제조 기술을 보유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또 '친환경' 이라는 소비자 요구와 시장 흐름을 예측해 자원절감, 저공해화를 지향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속적으로 고성능, 고효율 에너지 세이빙 건축자재를 개발해 선진 건축문화도 선도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첨단 소재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씨씨인테리어'를 런칭해 기업ㆍ소비자 거래(B2C) 사업에도 공격적인 행보다.
KCC 관계자는 "세계 톱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사업 다각화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 100 년을 준비하는 기업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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