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4435억·백재현 33억…국회의원 평균재산 웃돌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이은결 수습기자] 선거철마다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꺼내드는 선거용 캐치프레이즈는 '흙수저'다. 경제적 박탈감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나 역시 흙수저 출신이다"라는 말은 서민들의 공감과 호감을 끌어내기에 제격인 탓이다. '자칭' 흙수저임을 천명하며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의 재산을 들여다봤다. 이들 중에는 자수성가한 사람도, 20년 이상 국회의원을 하며 수십억대 자산가로 거듭난 사람도 있었다.
1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18년 국회의원 재산등록' 공개 현황(2017년 12월31일 기준)을 보면 국회의원 중 최고 자산가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45)이다. 그가 신고한 재산은 전년 대비 2756억원 증가한 4435억원에 달한다.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국회의원 재산 1위에 올랐다.
3선인 백재현 민주당 의원(67)도 총 33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해 국회의원 평균인 22억여원을 넘어섰다. 그 역시 '흙수저'이며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저서 '힘들수록 광명정대'에 따르면 그는 17살의 나이에 상경해 노량진의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며 검정고시를 치렀다. 이후 국세청 말단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시의원·도의원·광명시장 등을 거쳐 2008년 국회에 입성했다. 힘든 시절을 거쳤지만 현재 그는 배우자 명의를 포함해 총 25억여원의 아파트·단독주택 등을 보유한 자산가다.
4선의 이군현 자유한국당 의원(66)과 6선의 이석현 민주당 의원(67)은 '흙수저'였지만 20년 가까이 국회의원을 하며 수십억대 자산가로 거듭났다. 경남 통영 출신인 이군현 의원은 가난 때문에 일찍이 상경했지만 중학교도 가지 못하고 청계천 피복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했다. 이후 검정고시를 통해 사범대를 나와 교사를 하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거쳐 국회에 입성했다. 그가 이번에 신고한 재산은 전년 대비 5840억여원 늘어난 15억여원이다. 내리 4선을 한 그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 2채(경남 통영·서울 서초구 방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보좌진의 급여를 일부 돌려받아 사무실 운영비로 쓰고 후원금을 불법수수한 혐의로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이석현 의원은 '직업이 국회의원'이라 할 정도로 오랜기간 현역 의원으로 정치권에 몸담고 있다. 이 의원은 학창시절 가난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려 했으나 초등학교 은사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가 이번에 신고한 재산은 총 12억7000여만원으로 전년 대비 9600여만원 늘었다. 그는 경기도 안양과 서울 강동구에 각각 493.87㎡, 424.68㎡ 규모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이은결 수습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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