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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앞두고 ‘피의 의식’ 치르는 필리핀…“십자가 못 박히는 고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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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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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 교회에서는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예수의 부활을 찬양하는 의미로 ‘부활절 달걀(Easter egg)’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소망을 담곤 한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살벌한 의식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이른바 ‘피의 의식’이다.
필리핀은 국민 83%가 가톨릭교도인 가톨릭국가다. 때문에 매년 부활절 기간은 국가적으로 가장 큰 연휴로 부활절 전주인 ‘고난주간(Holy week)’에는 모든 관공서와 학교,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현지 가톨릭교도들은 이 기간 동안 음주 가무를 삼가고 육식도 하지 않는다. 대신 예수의 고난을 몸소 겪으며 자신이 소망한 바가 이뤄지길 기도한다.

도시 곳곳에서는 성스러운 행사를 진행한다. 예수가 짊어졌다고 알려진 크기의 십자가를 제작해 이를 짊어지고 행군을 하고 일부는 자신의 등을 칼로 흠집 낸 뒤 스스로 채찍질을 한다. 이 모든 풍습을 ‘페니텐샤(Penitensya)’라고 하는데 예수의 고난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샌페르난도라는 지역에서 열리는 고난 의식은 필리핀 가톡릭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나 일반인에게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세티스피(Satisfy)’라 불리는 이 퍼포먼스는 ‘십자가에 못 막혀 죽은 예수’를 재연하는 의식이다. 당시 상황을 묘사하듯 의식이 진행되는 언덕으로 향하는 내내 예수 역을 맡은 사람을 주위로 당시 복색을 한 자들이 호위한다.
의식이 시작되면 예수 역을 자처한 남성들이 거대한 십자가에 매달린다. 그리고 그의 손과 발등에 대못을 박는데 모든 의식이 치러지고 난 후에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내려온 것과 같은 방식으로 내려와 주변에 대기 중이던 엠블런스에 호송된다. 이 남성들은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고통스러운 표정만 지을 뿐 비명 한 마디 지르지 않아 눈속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이들은 이 행위를 통해 ‘신의 은총’을 받는다고 생각해 현지인들은 실제로 못이 박힌다고 믿는다.

살벌하고 잔인한 이 행위에 대해 필리핀 정부는 '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필리핀 내에서도 가장 신앙심이 강한 이 지역 사람들은 정부의 권고를 무시한 채 매년 이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세티스피에서 예수 역을 맡는 것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지원자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 차원의 금지령이 불가능한 이유는 필리핀 내에서 종교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아시아에서도 최빈국으로 꼽히지만 행복지수(HPI)는 전 세계 14위로 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 행복지수가 웬만한 유럽 국가들만큼 높은 것은 ‘깊은 신앙심’ 때문이라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꺼리는 것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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