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다점포 비율 급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한 대기업 편의점 브랜드의 가맹점주 A씨는 얼마 전 풀오토(아르바이트생이 24시간 근무)로 운영하던 3개 매장 중 1곳을 정리했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견디다 못해 내린 결단이다. 올해 1월1일부로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A씨의 점포 당 월수익은 반토막 났다. A씨는 "가뜩이나 (운영 점포) 주변에 편의점이 많아져 수익성이 떨어지던 차에 인건비까지 급격히 오르니 불안해서 하나를 얼른 정리해버렸다"며 "나머지 가게도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폐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8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 업체에서 다점포 비율은 지난해 8월 32.0%에서 올해 2월 30.0%로 감소했다. 다점포 비율은 전체 점포 수에서 다점포 수를 나눈 값이다. 한 점주가 두 곳 이상을 운영할 때 해당 점포들은 다점포군에 속한다.
2017년 전체로 봤을 때 세븐일레븐 다점포 비율은 30.7%로 전년(30.6%) 대비 늘었다. 최근 6개월 새 다점포 운영 점주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타사는 따로 월별 데이터를 뽑진 않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다점포 감소세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CU에서 다점포 수는 2015년 3830개, 2016년 3795개, 2017년 3538개 등으로 감소해왔다. GS25의 다점포율도 2015년 34.3%에서 2017년 31.2%로 떨어졌다. 예전만 못한 수익성에 운영 점포 수를 줄인 점주들이 많아진 영향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이런 움직임은 올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 빅3(CUㆍGS25ㆍ세븐일레븐)의 순증 점포 수는 지난해 12월 83개, 올해 1월 180개, 2월 200개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2.0% 급감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빅3의 출점 둔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이슈"라며 "인건비 부담으로 다점포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할 여지가 많다"고 관측했다.
지난해 12월~올해 2월까지의 점포 증가율을 토대로 NH투자증권에서 추정하는 2018년 각사별 순증 점포 수는 CU 971개, GS25 748개, 세븐일레븐 729개다. 전년 대비 점포 수 증가율은 CU 8.0%, GS25 6.0%, 세븐일레븐 8.0%다. 지난해 수치를 감안하면 출점 규모와 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각사별 2017년 순증 점포 수는 CU 1646개, GS25 1701개, 세븐일레븐 675개였다. 점포 수 증가율은 CU가 15.0%, GS25가 16.0%, 세븐일레븐이 8.0%를 기록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소문날까봐 말도 못 해"…직장인 절반, 회사 다니...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