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박찬욱 감독(55)이 연출한 '아가씨(2016년)'가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영국영화텔레비전예술아카데미(BAFTA)는 18일 영국 런던 로얄 앨버트홀에서 한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아가씨를 선정했다. 함께 후보에 오른 폴 버호벤 감독(80)의 '엘르(2017년)'와 안젤리나 졸리 감독(43)의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캄보디아 딸이 기억한다(2016년)',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54)의 '러브리스(2017년)',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46)의 '세일즈맨(2016년)'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아가씨는 1930년대에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에게 고용돼 히데코의 하녀가 되는 소녀 숙희(김태리) 등의 암투를 그린 작품이다.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52)의 소설 '핑거 스미스'가 원작이다. 친숙한 자국의 소설을 각색한데다 이미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점 등이 수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가씨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파격적 동성애 묘사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숙희가 히데코의 입 안에 손을 넣어 튀어나온 이를 골무로 갈아주는 장면은 관능적 묘사의 백미로 자주 거론된다. 박 감독은 "특별히 금기에 맞서거나 장벽을 깨뜨렸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가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작품상은 마틴 맥도나(48) 감독이 연출한 '쓰리 빌보드'에 돌아갔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을 만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54)은 감독상을 받았다.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을 연기한 게리 올드만(60)은 남우주연상, 쓰리 빌보드에서 살해당한 딸을 위해 경찰과 맞서는 모습을 그린 프랜시스 맥도먼드(61)는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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