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北 호응하면 이산가족 상봉 조건 없이 추진"

망향경모제 격려사… "남북 모두 이산상봉 이뤄지지 않는 상황 부끄러워해야"

설날인 16일 오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파주시 임진각 방배단에서 열린 망향경모제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6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호응하기만 하면 시기와 장소, 형식에 구애됨 없이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34회 망향경모제' 격려사를 통해 "조건 없이 하루 속히 상봉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망향경모제는 지난 1985년 시작됐으며 이산가족을 위로하고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설에 진행되는 행사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신가족 상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민족 앞에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 자신, 이산가족이자 실향민의 아들로서 부모님을 찾아뵙고 조상을 기리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면서 "지난해 추석에 제가 이곳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뵈었을 때는 남북관계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한반도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찬바람 속에서도 봄의 희망이 싹트고 있는 것처럼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조금씩 흐르고 있다"면서 "남북의 젊은이들이 개막식장과 빙상 위에서 하나가 되어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의 작은 협력의 물줄기가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안보 태세를 더욱 튼튼히 하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더욱 긴밀히 공조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면서 "이 모든 과정을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를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한은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았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