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경기를 마친 최재우의 귀마개는 오른쪽만 얼어 있었다. 약 30분쯤 전 몸의 중심을 잃고 오른쪽으로 떨어진 흔적이었다. 경기장 기온은 영하 11도였다. 오른쪽 귀마개에 달라붙은 눈은 잠깐 사이 얼음으로 변해있었다. 오른쪽 귀마개는 하얗고, 왼쪽 귀마개는 검은색 그대로였다. 짝짝이 귀마개는 최재우의 도전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표식 같았다.
12일 오후 강원도 평창 휘닉스스노파크. 조심스럽게 메달을 기대했던 최재우의 여정이 2차 결선에서 멈췄다. 최재우는 올림픽 직전 월드컵 대회에서 잇달아 4위에 오르며 메달에 바짝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최재우는 인터뷰 도중에도 계속해서 고개를 돌려 모굴 경기장을 올려다봤다. 그는 "코스가 어렵다거나 딱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미 많이 타봐서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최재우는 결선 2차에 오른 열두 명 선수 중 세 번째로 경기를 뛰었다. 최재우 뒤에 뛴 상위 선수들도 넘어진 선수들이 두 명 더 있었다. 넘어지지 않더라도 실수를 저질러 낮은 점수를 받는 선수가 많았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무리하지 않았으면 3차 결선 진출도 가능했다"는 말도 나왔다.
최재우는 넘어진 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다친 것은 아니었다. 최재우는 "그냥 많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아직 어리고 더 많은 대회가 남아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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