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선 이후 극심한 정치 혼란…야당 정치인 '국민 대통령' 자처
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케냐 최대 신문 '데일리 네이션'은 7일 야당 최대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인 지미 완지기의 부고 광고를 실었다. 광고에는 사진과 함께 의도된 듯 완지기라는 이름 대신 완자기라는 잘못된 이름이 실렸다. 이어 "그가 무장강도 등에 의해 살해됐다"면서 유가족과 장례식 일정, 추모의 뜻 등이 담겼다.
장난이나 해프닝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이 사건이 '살해협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케냐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있다.
케냐는 지난해 대선이 실시했었는데,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인 라일라 오딩가 후보가 선거의 불공정을 문제 삼아 선거에 불참했다. 지난해 케냐 대선은 선거 직전 선관위 고위 간부가 실종됐다 시신이 발견됐는데, 고문 흔적이 드러나는 등 논란이 됐었다. 뿐만 아니라 투표결과 전송과정에서도 변칙과 오류가 있었다.
이 때문에 오딩가 후보의 가장 큰 후원자 중 한 명인 완지기의 가짜 부고 광고는 일종의 야당 후원자들에 대한 경고의 뜻으로 현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CNN방송 등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상당수 케냐 시민들은 이번 해프닝이 '베일에 가려진 협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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