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여성인권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캠페인부터 여성의 히잡 착용을 반대하는 하얀 수요일까지 여성 인권을 향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투캠페인은 지난해 미국 영화계에서 시작됐다. 헐리우드 여배우들이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했고 비슷한 피해를 겪은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Me too(나도 당했다)'라는 해시태그(#) 달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는 '위드유(With you, 함께 하겠다)', 성범죄 목격자가 먼저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미퍼스트(Me First, 내가 먼저)’ 등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투캠페인에 대해 남성중심적 사회를 타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캠페인은 여성 뿐 아니라 일부 남성들도 동참하고 공감하는 만큼 그동안 여성과 남성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과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여성 인권에 대한 신장 목소리는 여성 인권 최하위국으로 꼽히는 이란에서도 퍼지고 있다. 최근 이란은 히잡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 출신의 작가이자 기자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지난 2014년부터 여성이 머리카락을 가릴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나의 비밀스런 자유(My Strealthy Freedom)’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여성들이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공공장소에 있는 이미지를 SNS에 올리도록 하는 캠페인이다.
이란 여성들은 거리로 나와 평화 시위를 진행했고 몇몇 남성들도 그들을 지지했다. 히잡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은 이슬람 공화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행위였다. 이 때문에 이슬람 율법에 대한 반대운동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이란 정부는 히잡 반대 시위를 벌이던 여성 29명을 체포했다.
다만 정부에서는 이번 시위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게 우리의 생활 방식을 강요할 수 없다”며 캠페인에 다소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란 검찰총장은 “어린애 같은 행동”이라며 “이번 시위에서 체포된 사람들은 노(No) 히잡 캠페인에 현혹된 사람들”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시위를 나선 여성들을 지지했다. 뉴욕타임즈는 “정부의 탄압에도 이 젊은 여성들은 굴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저항 정신은 뉴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갈 것이다. 알리네자드의 운동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BBC도 "알리네자드는 자유를 얻기 위해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전 세계의 많은 여성들이 히잡 의무화에 대해 반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녀를 향한 지지도 점점 더 커질 것이다"고 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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