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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화상]"구직수당 받으면요? 도로 취업학원 수강비로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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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취업성공패키지' 구직수당 창구 전락


취업 컨설팅 구체적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연봉 낮은 곳 소개


최대 105만원 받는 구직수당


생활비·사설학원 수강료로 써



[청년 자화상]"구직수당 받으면요? 도로 취업학원 수강비로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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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조한울 수습기자] 서울 소재 4년제 사립대를 졸업한 고모(25)씨는 최근 강남에 위치한 취업학원에서 종합반을 수강했다. 고씨는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 참여를 통해 받은 구직수당을 수강료로 썼다. 한 달 30만원으로 적지 않았지만 학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고씨는 "취성패 프로그램에도 취업 컨설팅이 포함돼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았고 일자리 또한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장을 소개해 줬다"며 "취업학원을 다닌 뒤에야 감이 잡혔다"고 말했다.

청년 구직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운영 중인 취성패가 '구직수당'을 받는 용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 105만원의 구직수당을 받은 청년들은 이를 생활비 또는 취업학원 수강료로 쓰고 있다.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사설 취업학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고용노동부는 2009년부터 청년층 및 취약계층의 취업을 돕고자 취성패를 시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취업상담ㆍ직업훈련ㆍ일자리알선 등 3단계로 구성됐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참가자들에게 구직수당도 주고 있다. 구직자는 1단계를 마치면 참여수당 15만원을 받고, 3단계 진행 중에는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수당을 받게 된다. 수당은 참가자 계좌로 입금돼 사용처와 관계없이 쓸 수 있다. 지난해에만 35만710명이 참여했고 이를 위해 고용부는 2016년 3493억원이던 관련 예산을 지난해 4411억원으로 26.2% 늘렸다.
그러나 청년 구직자들은 수당을 받아 재차 취업학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취성패의 취업상담이 추상적인 데다 직업교육도 기술교육에 국한돼 건너뛰기 일쑤다. 실제 바리스타, 제과ㆍ제빵 등으로 이뤄진 2단계 직업교육을 이수한 비율은 55%에 불과하다. 참여자 김모(26)씨는 "공ㆍ대기업 입사에 필요한 인적성검사를 아예 준비할 수 없어 구직수당을 학원비에 썼다"고 말했다.

이를 틈타 사설 취업학원은 늘고 있다. 현재 서울에만 20곳이 넘는 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학원비가 월 30만~60만원 수준이다 보니 패키지 참여를 통해 받은 수당은 고스란히 학원으로 들어간다. 정모(27)씨는 "패키지에서 도움이 된 건 구직활동수당뿐"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패키지 만족도에 대해 따로 조사한 것은 없다"면서 "인적성시험 등 특정 교육과정 개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조한울 수습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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