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살 피겨 페어 렴대옥…국제대회 경험 많아 실력 좋고, 짧게 말해도 취재 질문 안 피해
女아이스하키 단일팀 정수현, 스물두 살 실력·패기로 선발 예약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들이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국내외 미디어의 열띤 취재경쟁 속에 이들의 몸짓과 말 한마디가 큰 반향을 일으킨다. 대회를 수놓을 '북한산 스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 페어 종목에 나가는 렴대옥(19)은 북한 선수단 46명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경기장이나 선수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 "훈련한 느낌이 좋았다"거나 "경기 전에는 말하지 않는다"며 쏟아지는 물음에 짧게 답하는 수준이지만 경계심이 있거나 거북해하지 않는다. 지난 1일 양양 국제공항을 통해 방남 할 때도 무뚝뚝한 표정으로 동행한 선수들과 달리 수줍은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었다. 최근까지 국제대회를 누비며 여러 나라의 선수들과 어울린 경험이 묻어났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멤버인 정수현(22)도 실력과 패기로 주목받는다. 그는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1-3 패)에 출전했다. 단일팀을 지휘하는 새러 머리 감독(30)은 정수현을 2라인 공격수로 내보냈다. 아이스하키는 경기 엔트리 22명 중 골리 2명을 제외하고 필드플레이어를 5명씩 1~4라인으로 나눠 경기에 번갈아 투입한다. 앞 라인에는 대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자리한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이 강하고 빠르다. 경기를 읽는 눈도 좋고 전략을 빨리 이해하는 편이다. 잘 적응한다면 2라인에 계속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남북 합의에 따라 북한 선수 3명이 경기마다 투입될 예정인데, 정수현은 사실상 한 자리를 예약했다. 그는 "우리 북과 남 선수들이 달리고 또 달리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이번 대회가 북과 남의 뭉친 힘을 과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 2피리어드 남북단일팀 정수현이 퍽을 향해 달리고 있다./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스포츠대회에 출전하기는 이번이 4번째다. 앞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했고 대회마다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유도 여왕'으로 불린 계순희를 비롯해 여자 마라톤의 함봉실, 남자 농구의 리명훈 등이 출전했다. 계순희는 개회식에서 우리 유도 대표 하형주와 공동으로 성화 점화도 했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때는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의 북한 기수로 나온 김혜영(펜싱)이 서구적인 외모로 관심을 끌었다. 평창에서도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이 성사된 가운데 북한 여자 선수가 공동 기수로 나설 전망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김은국과 엄윤철(이상 역도)이 각각 금메달을 따며 두각을 나타냈다. 종합대회는 아니지만 1991년 지바 탁구 세계선수권에서 단일팀 선수로 뛴 리분희는 지금도 우리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그는 북한 장애인체육을 총괄하는 조선장애자체육회 서기장 자격으로 다음 달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저 사람 냄새 때문에 괴로워요"…신종 직장내 괴...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