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해 가파르게 올랐던 전 세계 위험자산이 최근 급격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월가에서는 주식시장의 단기 급락 불씨가 다른 자산으로 옮겨 붙어 하락이 또 다른 하락을 부추기는 연쇄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미국과 유럽 증시의 동반 급락 분위기가 이날 아시아 증시로 옮겨 붙는 분위기다. 다우지수가 하루 동안 666포인트(2.5%) 하락해 2008년 리먼 쇼크 직후 이래 9년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뉴욕 3대지수 모두 부진했고, 유럽 역시 5거래일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가면서 주식시장 불안감을 조성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30% 가량 치솟았다.
'위험' 수준을 넘어 '투기'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비트코인도 급락 분위기에 올라 타 있다. 지난해 12월 한때 2만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8000달러선을 겨우 지키고 있어 6주 만에 60% 넘게 가격이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가상통화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이 ‘대폭락’ 직전 단계인 ‘금융경색’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전 세계 주요 헤지펀드들은 비트코인 추가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주말 사이 주식시장 '버블'을 우려하는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나왔다. 옐런 전 의장은 4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선데이모닝'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의 주가순이익배율(PER)이 역사적 범위의 상단 부근까지 올랐다"고 지적하며 "주식시장의 현 상황이 '버블'이라고는 말하긴 매우 어렵지만 자산 밸류에이션(가격수준)이 너무 높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글로벌 채권 시장의 매각세가 고조되고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며 이 같은 채권 매각 움직임이 주식시장으로 옮겨 붙어 그동안 이어져온 주식시장 랠리 급격한 조정 국면으로 급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갑작스런 조정 국면에 빠져들면서 보유 주식이 많은 세계 부자들의 자산평가액도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 뉴욕증시 3대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2일, 전세계 500위 안에 드는 부자들은 주식시장에서 하루 사이에 685억달러(약 74조4252억원)를 날렸다. 세계 10대 부자 가운데 재산 1196억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한 나머지 9명의 주식 평가액이 급감했다. 가장 큰 금액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사람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다. 보유 재산 901억달러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돈이 많은 그는 지난 금요일 하루 동안 자산 33억달러가 증발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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