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한미 방위비,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눈금 다시 맞춰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29일(현지시간) 엘브리지 콜비 부차관보는 미국 국방전략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현실을 고려할 때 눈금을 다시 맞춰 바로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콜비 부차관보는 북한에 맞서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면서 방위비 협상을 하는 것은 서로 상충되는 일이 아니냐는 질문에 "친구와 동업을 한다고 했을 때 그 관계가 불공평하기를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한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콜비 부차관보는 "1950년도 한국의 1인당 평균 GDP(국내총생산)가 2달러였지만 지금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되고 수준 높은 나라 중 하나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방위비에 꽤 많이 지출하고 있다"면서도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비 부차관보는 "이번 국방전략에 포함된 방위비 분담 문제는 우리의 공유된 전략적 비전에 맞춰 방위비 분담을 어떻게 더 효율적이고 실용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우리의 동맹들과 협력국들로부터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들도 이미 이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방전략 발표를 통해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민주주의 국가들을 위해 불균형적인 방위비 분담을 해왔다. 공동방위를 위한 재원을 함께 모으고 책임을 나눌 때 우리의 안보 부담도 가벼워진다"고 언급했다.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을 통해 "안보 없이 번영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군에 대해 역사적인 규모의 투자를 했다"면서 "불량국가, 테러리즘, 현상타파국가로부터 세계를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 우방국과 동맹국이 자신들의 방위에 좀 더 투자하고 재정적인 의무들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