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한파, 악성 미분양 속출
3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방 청약시장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올 들어 10개 단지가 청약을 진했는데 이 중 5곳이 2순위 까지도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해 최종 미달됐다. 919가구(일반 물량) 규모의 강원 원주 내안애카운티 에듀파크 1ㆍ2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93명, 2순위까지 133명이 접수했다. 최종 경쟁률은 0.14대 1에 불과했다. 또 충남 태안 코아루3차(252가구)는 0.15대 1, 당진대덕수청A4 중흥S -클래스 파크힐(479가구)은 0.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제주 한림 오션 캐슬(68가구)은 1순위 청약에 단 한 명도 청약 통장을 쓰지 않았다.
분양단지의 절반이 미달되면서 지방의 평균 청약 경쟁률도 크게 낮아졌다. 리얼투데이의 집계를 보면 올 1월 지방의 1순위 경쟁률은 3.53대 1로 지난해 12월(9.51대 1)보다 줄었다. 14.22대 1을 기록한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째 경쟁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악성 미분양'도 쌓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8900가구로 전달(7445가구)에 비해 19.5%(1455가구) 늘었다. 주택 준공 후 미분양은 분양 후 아파트를 짓는 2년 이상의 기간에도 팔리지 않는 주택으로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린다. 지방의 악성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해 1월(4932가구)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80.5%(3968가구)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도권 미분양은 4398가구에서 2820가구로 되레 35.9%(1578가구) 줄었다.
이 같은 지방의 악성 미분양 증가는 기본적으로 분양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2016년 모두 분양물량은 감소세다. 하지만 앞선 분양 물량이 악성 미분양으로 쌓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15년에는 전년 대비 14.5% 증가한 25만3280가구가, 2014년에는 30.6% 늘어난 22만1154가구가 신규 분양됐다.
집값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전주보다 0.02% 하락한 지난해 10월16일 이후 15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기간 지방의 아파트값은 0.7% 하락한 데 반해 수도권은 1.2% 상승했다. 지방과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온도 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의 집값은 수도권이 안 좋을 때도 올라 약 8년간 장기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이에 대한 부담감이 큰 상황"이라며 "여기에 각종 부동산 규제와 금리 상승, 물량 부담 등이 맞물리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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