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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급등한 D램 가격, 2년전 수준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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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6분기 연속 올랐다며 담합 의혹, D램 가격 6분기 연속 하락했다는 점은 간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4기가바이트(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는 지난 2014년 10월 31일 기준 32.75달러였지만 2016년 6월 30일 기준 12.5달러까지 하락했다.(출처=D램익스체인지)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4기가바이트(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는 지난 2014년 10월 31일 기준 32.75달러였지만 2016년 6월 30일 기준 12.5달러까지 하락했다.(출처=D램익스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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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불만을 제기하며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 편들기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D램 가격이 1년새 2배 가까이 올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D램 가격이 2년전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6분기 연속 D램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주장이지만 D램 가격은 지난 2014년 이후 무려 6분기 이상인 16개월 동안 내렸다. 결국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며 발생한 일인데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정부가 억지논리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최근 중국 현지 언론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가 중국 삼성 관계자를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국 스마트폰, PC 업체의 억지 주장은 수요·공급 논리를 무시한 것"이라며 "최근 D램 가격은 2년전 수준에 불과해 1년새 2배 올랐다고 담합 의혹은 억지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6분기 연속 상승전, 6분기 넘게 연속 하락한 적도 있는데"=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D램 평균가격(DDR 4기가비트 기준)은 약 3.5달러 수준이었다. 2014년 말 이후 D램 가격은 급락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며 6분기 동안 D램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5월에는 1.25달러까지 하락했다. 절반 이하로 주저앉았다.
4기가바이트(GB) 모듈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 역시 2014년 10월 32.75달러로 최고점을 찍고 급락하기 시작해 2016년 6월 30일 기준 12.5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2016년 1분기 영업이익 2조630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2016년 1분기 영업이익은 5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6% 하락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최근 6분기 이상 D램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 마치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담합이라도 한것처럼 표현을 해놨는데 최근 D램 가격은 2014년 가격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D램 가격은 매주 D램익스체인지 같은 시장조사업체들이 고정거래가, 평균거래가를 공지하는데 이는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라 항상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년새 두배가 오르기도 하지만 1년새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가격은 유동적이지만 투자비는 언제나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해야 하는 만큼 중국 정부가 D램 가격 문제로 시장에 개입을 한다면 이는 억지 논리"라고 말했다.

◆반독점 심사하는 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중국 삼성 관계자 소환=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가 중국 삼성 관계자를 불러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개위는 반독점 업무도 담당하는 만큼 자국 업체들의 제소에 따라 삼성전자의 D램 가격 인상을 문제삼고 있다는 보도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업체들이 마치 담합해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 '21세기 경제보도'는 삼성전자가 지난 6분기 연속 D램 가격을 올렸고 내년 1분기에도 3~5% 수준의 가격 인상을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D램 48%, 낸드플래시 35.4%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토대로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인 중국이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압력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가격인상에 대한 발언권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열풍에 폭등한 그래픽 카드는 아무말 못하고 韓 반도체만=현재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대한 반독점조사에 나설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 중국 언론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대 D램 업체들을 대상으로 담합 혐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 정도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가격과 관련해 발개위로부터 공식 조사 통보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자부품 시장에서 특정 부품의 가격이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급등하고 급락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 시장 확대도 한몫했지만 초대형 IT 업체들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고도화 작업과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화폐 채굴 열풍 때문이기도 하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그래픽프로세서(GPU) 역시 급등하고 있다.

엔비디아, AMD 등이 개발한 고성능 게임을 위한 그래픽카드는 가상화폐 채굴 열풍으로 시장에서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출고가 보다 판매가가 20~30% 이상 높다. 웃돈을 줘야만 살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많은 것이다. 상당 수요가 중국내 가상화폐 채굴장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중국 현지 언론은 이에 대해선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애꿎은 한국 반도체만 걸고 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폐 열풍으로 그래픽카드 가격 등 관련 전자부품들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2년전 수준의 가격을 회복한 D램 가격이 담합 의혹을 제기할 정도로 가격이 오르진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반도체 중국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시장에 부당하게 개입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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