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공연

2018년 2월18일까지 하늘극장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국립극장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가 내년 2월18일까지 하늘극장 무대에 오른다.

'심청이 온다'는 손진책·박범훈·국수호·김성녀 등 마당놀이 신화를 쓴 원조 제작진의 재결합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2014년 초연됐다.

마당놀이는 198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30년간 이어졌으나 2010년을 끝으로 막을 내린 상태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4년, 국립극장은 마당놀이의 부활을 알리며 대극장인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마당과 3면 객석을 설치했다. 그 마당 위에서 탄생한 첫 작품이 바로 '심청이 온다'이다.

'심청이 온다(2014)', '춘향이 온다(2015)', '놀보가 온다(2016)'로 이어진 국립극장 마당놀이는 총 118회 공연에 12만5786명 관객을 동원하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연말연시 대표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심청이 온다'는 해오름극장에서 하늘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선보인다. 돔형극장인 하늘극장은 원형무대와 그 무대를 둥글게 둘러싼 객석으로 이뤄져 마당놀이에 최적화된 장소다. 국립극장은 관객이 무대를 완전히 둘러싸도록 부채꼴 형태의 기존 객석에 가설 객석을 추가했다. 또한 해오름극장 공연 당시 오케스트라 피트에 자리했던 악단을 가설 객석 바로 위 2층 무대로 옮겨 생생한 음악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무대에는 지름 20m의 거대한 연꽃 모양 차일(遮日, 천막)을 설치하고, 차일 주변에는 64개 청사초롱의 불을 밝혀 전통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물의 캐릭터도 한층 강화됐다. 작가 배삼식은 '심청전' 속 심청과 심봉사, 뺑덕 등을 더 현실적이고 욕망에 충실한 인물들로 재탄생시켰다.

소셜미디어 중독자인 심봉사는 허세 가득한 글과 사진으로 온라인 공간 속의 자아를 치장하고, '봉사 전문 꽃뱀'인 뺑덕은 심봉사의 허위과장 광고에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철없는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는 심청은 착한아이 콤플렉스와 현실도피증 사이를 오가는 젊은이다. 솔직하다 못해 뻔뻔해진 각각의 인물들은 고전소설 속에 존재할 때보다 마당놀이 무대 위에 올랐을 때 오늘의 우리와 더 닮은 모습이다.

이번 마당놀이에는 국립창극단 대표 단원들이 총출동한다. 심청 역은 2014년 초연 무대에서 심청을 맡아 주목 받은 민은경과 탄탄한 소리 실력과 안정된 연기력을 지닌 장서윤이 맡는다. 심봉사 역은 이광복과 유태평양이 맡았다. 뺑덕 역에는 국립극장 마당놀이의 마스코트인 서정금,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의 놀보 처 역할로 호평 받은 조유아가 번갈아 출연한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