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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주식시장, 美경제 둔화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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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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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데에는 경기 확장의 역할이 크다. 2009년 6월은 가장 최근에 미국 경제가 확장을 시작한 출발점이다. 이후 현재까지 101개월째 확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장기 경기확장은 1991년 4월부터 2001년 3월까지 120개월이었다. 그 다음은 1961년 2월 이후 106개월이었으며 이번이 세 번째다. 이런 점에서 보면 경제 부분에서 향후 주식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미국의 장기 성장이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될 것이다. 이 부분이 흔들릴 경우 주가가 요동을 칠 수밖에 없다.

60년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번영이 절정기에 도달하던 시기다. 모든 산업에서 미국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군사력까지 포함한 영향력은 세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이 시기를 미국에서는 '번영의 60년대'라고 얘기하는데,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가계가 대량 소비에 나선 때다. 90년대는 10년 가까운 구조조정을 통해 미국의 생산성이 높아져 고성장과 낮은 물가가 함께 하는 신경제 상황이 벌어졌다. 이른바 3차 산업혁명기로 분류되는 때였는데 컴퓨터와 정보통신 등 해당 부문에서 미국이 세계의 표준이 되면서 높은 성장을 구가했다.
경기 회복 강도만 보면 이번은 앞의 두 기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 경기가 확장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9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평균 1.7%에 지나지 않는다. 내용면에서도 경제 내적인 힘보다 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의 영향이 더 커 인위적인 경기 부양 외에 별다른 동력을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500지수는 2009년 2월 735를 바닥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105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상승률은 250% 정도로 2차 번영기 때의 상승률 305%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경기 회복기보다 높다. 미국 경제의 질과 양 모두가 과거에 미치지 못하지만 주식시장은 상당한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성장보다는 사상 초유의 낮은 금리와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효과가 주로 작용한 걸로 보인다.

경제 펀드멘탈과 관련한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경기 확장이 2018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렇게 된다면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건 물론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다. 반면 경기의 방향이 바뀔 경우 시장이 의외로 크게 요동칠 수 있다. 2018년에도 경기 확장이 계속돼 역사적인 기록을 깰 것인가는 예측하기 힘든 반면 확장국면이 지속되더라도 거시변수들이 지금보다 크게 좋아지지 않을 거란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경기 확장이 계속되더라도 그 위력은 제한적이다. 성장률 자체가 높지 않은데다 유동성은 반대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 경제가 위축기에 들어간다면 주식시장은 상당한 하락이 불가피하다. 9년간의 경기 회복이 꺾이는 충격에 금융정책의 방향이 바뀌면서 생기는 압력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2차 번영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2000년 IT버블 붕괴로 마무리됐다. 당시 주가는 고점이후 31개월간 44.5%나 하락했다. 우리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가 소규모 개방형이어서 미국 경제 둔화에 따른 영향을 직접 받고, 주가 하락에 따른 영향도 피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상대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더 작을 것 같은 이유는 그동안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경기 진폭도 줄어서다. 외부적으로 미국의 경기 둔화 폭이 크지 않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조절에 나설 경우 그 영향력은 더 줄어든다.
주가는 입장이 다르다. 코스피가 높은 수준이어서 어지간히 하락하기 전까지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이 나오기 힘들다. 미국 경제 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기업 이익이 나빠질 수도 있다. 장기 경기 확장을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가 여러모로 시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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