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무더위에 베개를 땀으로 적시며 잠을 설친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잠자리 이불이 두터워졌다. 하늘은 저만치 멀어져 가고, 산과 들에는 울긋불긋 곱게 수놓은 단풍이 절정이다. 아침마다 피어오르는 안개는 익숙한 사물에 새로운 감각을 더해 준다. 바야흐로 걷기 좋은 계절 가을이 성큼성큼 깊어가고 있다.
노동1구 마을은 곡성군에서 제일 높은 통명산(764m) 자락에 위치해 있다. 토닥토닥 걷다보면 어느덧 확 트인 시야가 걸음을 멈추게 한다. 삼기면의 넓은 들에서 시작해서 저 멀리 옥과면 소재지가 한눈에 들어와,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요즘에는 포장이 안 된 임도를 찾기 어렵지만 삼기면 통명산 임도길은 아직도 비포장 길이다. 흙길 위로 떨어져 내린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며 귀를 간질이니 폭삭폭삭 발걸음도 가볍다. 길 주변에 어우러진 아름드리 소나무와 활엽수 그리고 야생화들 사이로 잽싸게 기웃거리는 다람쥐며 청솔모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2시간 남짓 짧은 여행의 종착지인 노동1구 마을에 도착해서 이슬처럼 맺힌 땀을 닦고, 가져온 도시락도 함께 나누면서 이웃과도 서로 소통하는 꿀맛 같은 시간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열 번째를 맞고 있는 토닥토닥 걷기는 곡성 구석구석 숨어있는 길을 찾아 여행하고 함께 소통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으며, 건강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곡성군은 앞으로도 구석구석 토닥토닥 걷기 좋은 길을 찾아 안내하고 관리해가는 한편 군민과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아늑한 길로 조성해 갈 계획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han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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