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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후폭풍에 면세시장 흔들…한국産 찬밥·사업자 점유율 '지각변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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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면세점서 잘 팔린 브랜드 순위 살펴봤더니
작년 10위권 내 절반이던 국산, 올해엔 후·설화수·라네즈 3개 뿐
시장점유율 변화도 눈길…사드 부지 제공한 롯데, 하락세 뚜렷
신세계, 명동점 고객몰이 성공하며 점유율 12% 웃돌아

사드 후폭풍에 면세시장 흔들…한국産 찬밥·사업자 점유율 '지각변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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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김현정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중국인관광객(요우커)이 발길을 끊으면서 국내 면세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국산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동시에,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신세계가 3위 사업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게 넘겨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면세점에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후'가 3650억원 어치 팔리며 1위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설화수'는 3649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로 1위 수성에 실패했다. K-뷰티의 양대산맥인 후와 설화수가 1~2위를 지키며 체면을 유지했지만, 나머지 상위권에는 해외브랜드가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패션)는 2013억원(3위)의 매출로 10위권에 첫 진입했고, 크리스찬 디오르(화장품, 1757억원)과 에스티로더(화장품, 1754억원),루이뷔통(패션, 1392억원), 까르띠에(시계 및 보석, 1379억원), 입생로랑 (화장품, 1325억원), 라네즈(1311억원), SKⅡ(1272억원) 등의 순이었다. 상위 10위권안에 국산 브랜드는 후, 설화수, 라네즈 등 3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1852억원의 매출로 전체 판매순위 5위를 기록했던 정관장은 올해 실적이 1050억원에 그치며 21위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8위였던 숨은 올해 1113억원 어치가 팔려 15위로 밀려났다.

반면, 지난해에는 상위 10위권내 국내 브랜드가 절반에 달했다. 설화수(5582억원)에 이어 후(5408억원), 루이뷔통(2837억원), 크리스찬 디오르(2012억원), 정관장(1822억원), 라네즈(1667억원), 에스티로더(1661억원), LG생활건강 숨(1530억원), 로렉스(1511억원), 입생로랑(1501억원) 등이다.

올해 국내 면세점 브랜드 실적 순위는 방한 요우커가 쏟아지기 직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2013년까지 면세점 판매순위는 루이뷔통과 카르띠에, 크리스찬 디오르 화장품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1~3위를 싹쓸이했다. 당시 10위권내 국산 브랜드는 설화수(5위)와 MCM(6위) 등 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과 한류 드라마의 인기가 맞물려 방한 요우커가 급증하면서 국산화장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15년 설화수는 3558억원 어치 팔리며 처음으로 면세점 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고, 후(3459억원)·헤라(2189억원) 등도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면세점 판매순위에서 국산 브랜드는 4개였다.
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따이궁·代工)들이 선호하는 제품이 과거 화장품에서 최근 들어 수입 명품 브랜드로 바뀌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사드 문제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데다가, 통관 문제로 부피는 작고 비싼 물건이 차익을 남기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후폭풍에 면세시장 흔들…한국産 찬밥·사업자 점유율 '지각변동'(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브랜드 순위변화와 함께 국내 면세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에도 큰 폭의 변화가 감지됐다. 신세계면세점이 서울 명동점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점유율 10%를 돌파, 롯데ㆍ신라에 이어 3위 사업자로 안착한 것.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올해(1~7월) 명동점, 부산점 등 시내면세점 2곳과 인천공항점 등에서 총 94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전체 국내 면세점(7조7773억원)의 12.2%에 달한다. 같은 기간 롯데는 본점·인천공항점·월드타워점·제주점 등 8개점에서 3조2893억원의 매출(42.4%)을, 신라는 본점·인천공항점·제주점 등 3개점에서 1조8676억원의 매출(24.0%)을 올렸다. 국내 '빅2' 사업자로 꼽히는 롯데와 신라의 점유율은 각각 2015년 51.5%, 28.2%에서 지난해 48.7%, 27.7%, 올해 7월 기준 42.4%, 24%까지 밀렸다.

개별 사업장을 기준으로도 신세계의 약진은 눈에 띈다. 신세계 명동점은 올해 7개월의 영업기간 동안 총 6679억원의 매출을 올려 롯데 본점(소공점, 1조6997억원), 신라 본점(1조1406억원)에 이어 국내 3위 사업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3489억원, 11위)와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작년 국내 매출 '톱5' 매장은 롯데면세점 본점(3조1606억원), 신라면세점 본점(1조7385억원),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1조1455억원),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6969억원), JDC 제주공항면세점(5305억원)이었다.

다만, 신세계 입장에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면세점 관련 정책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중소ㆍ중견사업자 지원과 독과점 구조 완화의 일환으로 정부가 상위 사업자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3월 김현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장점유율이 일정 기준을 넘는 사업자에 대해 특허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1개 사업자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50%를 넘거나, 3개 이하 사업자가 75% 이상 차지할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된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올해 점유율 기준 감점 대상은 롯데, 신라, 그리고 신세계(3사 총 점유율 78.6%)로 압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명동점의 영업호조를 토대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면서 "다만 향후 사업자선정 과정에서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피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정부의 제도개선 방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독과점기업으로 분류돼 신규 특허에서는 감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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