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15일 새벽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예상대로 급등했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0.3% 이상 급등하며, 달러·엔 환율이 109.5엔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을 때도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08엔대 초반까지 급락하며 엔화가치가 4개월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순채권국인 일본에 북한발 리스크가 발생해도 일본에서 빠져나오는 해외 투자금보다 일본으로 송금되는 금액이 더 클 것이란 예상은 어렵지 않은 셈이다. 일본의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안전자산의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북한 리스크로 인한 엔화 가치 상승 효과는 장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이와 증권 투자 전략부의 나오지 유키오 수석 통화전략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체로 예상된 이슈"라면서 "과거 북한 핵 실험의 영향에 비하면 외환시장에서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후 오후 들어 엔화 가치는 빠르게 진정됐다. 오후 3시14분 기준 달러·엔화 환율은 110.59엔선에서 움직였다. 하루 사이에만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0.8% 이상 하락한 것이다.
도쿄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사시 무라타 통화전략가는 연내 달러 대비 엔화가치의 지속적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마사시 통화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 채권 수익률이 올라 달러 가치를 떠받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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