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살충제 파동 이후 계란값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 평년가(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와 가장 근접한 수준이 됐다.
aT는 지난달 15일 사태 발생 직후 이틀 동안은 계란 평균 소매가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통업체들의 연이은 취급 중단,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른 판매 재개 등 시장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공표된 소매가는 지난달 18일과 21일 각각 7358원, 7445원으로 잠시 들썩이다가 이후 계속 내렸다.
7일 계란 한 판 평균 소매가는 평년가(5686원)보다는 2.5% 높다. 1년 전 가격(5622원) 대비론 3.6% 비싸졌다. 올해 들어 계란값이 평년가와 이 정도로 근접한 적은 없었다. 계란 한 판의 지난달 14일 소매가는 평년과 1년 전보다 각각 36.8%, 42.0% 높은 수준이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엔 평년보다 60%가량 높은 시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후 AI 여파, 수요 증가 등에 가격은 떨어질 기미가 안 보였다.
살충제 파동이 터지기 전 일각에선 계란 가격 하락세가 더딘 이유로 유통 과정상의 문제를 꼽기도 했다. 여름철 수요 감소와 산지가 하락 등 계란 소매가 인하 여지가 생겼는데 일부 생산·유통업자들이 혼란기 잇속을 챙기고자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일부러 유지했다는 의심이다.
한편 계란값 하락세가 장기화하진 않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살충제 파동 속 급감했던 계란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추석 명절도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마트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계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앞서 살충제 파동 직후인 8월 16~23일엔 매출이 31.2% 곤두박질쳤다. 롯데마트도 8월 17~23일 36.0%였던 매출 감소 폭이 8월24~9월6일엔 6.1%로 좁혀졌다. 매출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홈플러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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