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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이 남기는 것⑥] 학계·법조계 "험악한 여론 휩쓸리지 않고 법과 양심 따른 판결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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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범죄자 아닌 경제 기여자
이번 재판 '반기업 정서' 해소 계기로
신속한 의사결정·미래 투자
삼성의 변신 멈출까 우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원다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여론재판'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법조계와 학계에서 앞다퉈 제기되고 있다. 이번 재판에 쏠린 과도한 사회적 관심이 자칫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경우 법리주의의 훼손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재판부의 최종 판단은 여론이 아닌 증거, 의혹이 아닌 사실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고 그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통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번 재판이 '증거법정주의의 가치'를 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조언도 무겁게 느껴진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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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여론이 재판에 영향 줘선 안 돼"= 법조계에선 이번 재판에 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사법부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법과 양심에 따른 판결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 대부분이 간접 증거와 정황이므로 재판부의 판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론이 험악하다 보니 재판부도 판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판사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받는 집단인 만큼 굳건한 소신을 갖고 엄정하게 판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재판 과정에 대해선 양쪽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을 했지만 정황 증거와 의혹이 선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이번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뇌물죄인데 직접적인 증거 없이 이를 인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경영승계의 일환이었냐는 문제도 중요한데 이 부분은 경영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삼성 변호인단 측의 설명이 더 설득력 있어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계 "막무가내 반기업 정서야말로 적폐"= 학계는 이번 재판을 계기로 우리나라 특유의 반기업 정서가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재판의 이면에는 기업을 주무르려는 부패 권력의 본능 그리고 기업 경영을 과거 잣대로 비판하는 우리 내부의 왜곡된 시선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해가는 움직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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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상속세가 과도하고 차등 의결권 등이 없어 경영권 유지가 어렵다"면서 "무조건 기업만 욕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이를 승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의 특성인 오너와 전문경영인 양축 체제를 부정하고 이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식으로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최근 착한 기업으로 칭찬받은 오뚜기 역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1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려면 일감 몰아주기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착하게 기업을 운영해도 반기업 정서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제도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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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전자의 혁신이 멈춰선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교수는 "후발주자였던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과정을 보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전문경영인들이 상당한 수준의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어 사실상의 오너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기업 환경에서 전문경영인은 평균 임기가 3년 정도에 불과해 당장의 이익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10년 이후의 새 먹거리, 장기 비전에는 관심을 두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10~20년 뒤를 내다보는 오너십의 장점이 있는 만큼 이 가치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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