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시중에 풀린 5만원권 규모가 80조원을 넘어서면서 전체 발행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6월 처음 도입된 5만원권 발행잔액이 8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6월까지 꼬박 8년이 흐른 점을 생각하면 연평균 10조원 규모가 시중에 추가로 풀린 셈이다.
연간 증가액을 보면 2013년 7조9147억원에서 2014년 11조3221억원으로 크게 뛰었고 2015년 12조320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에도 11조4천15억원이나 늘었다.
5만원권 유통도 과거보다 활발해졌다. 올해 상반기 5만 원권 환수율은 61.8%로 작년 평균 49.8%보다 높아졌다. 화폐환수율은 일정 기간 한국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과 다시 돌아온 화폐량을 비교한 비율이다. 발행 후 수년이 지나면서 훼손 등으로 신권 수요가 늘고 거래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만원권은 가계나 기업의 비상금으로도 선호되고 있다. 한은이 작년 3월 발표한 '2015년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가 집, 사무실 등에서 보유하는 '예비용 현금'의 80.7%는 5만원권으로 파악됐다.
한편 5만원권이 불법자금 등 지하경제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에서 5만원권이 무더기로 발견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 예로 검찰이 지난해 12월 엘시티 금품비리 혐의를 받은 한 국회의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주방 찬장에서 4000만원 어치의 5만원권 돈뭉치를 발견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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