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왼쪽)이 지난해 11월12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1000m에서 2위로 골인한 뒤 임경원과 포옹하고 있다.[사진=ISU 공식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남자 쇼트트랙은 6개월여 남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키워드를 '설욕'으로 정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김선태 감독(41)은 25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인터뷰하며 "4년을 기다린 무대다. 압도적인 경기로 경쟁 팀들을 이기기 위해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쇼트트랙 최강이라는 말을 다시 듣고 싶다"고 했다.
대표 선수 황대헌(18·부흥고)은 반등을 책임질 신호탄이다. 그는 남자 대표팀 막내다. 주장이자 맏형 곽윤기(28·고양시청)와는 딱 열 살 차이. 그래도 주눅 들지 않는다. 그는 "이른 나이에 올림픽에 나갈 기회를 얻어 영광이다. 다부지고 패기 있게 부딪쳐보겠다"고 했다.
황대헌은 "특별히 가리는 종목은 없다. 모든 분야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이 대체로 약했던 500m에도 자신감이 있다. 지난 2월6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6~2017시즌 ISU 월드컵 5차 대회에서는 이 종목 은메달(40초742)을 따냈다. 결승에 오른 다섯 명 중 4위로 출발해 불리했으나 둘레 111.12m짜리 트랙 네 바퀴 반을 도는 짧은 레이스에서 경쟁자 두 명을 따돌리는 뒷심을 보여줬다. 지난해 11월12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차 월드컵에서는 남자 1000m 세계신기록(1분20초875)도 세웠다.
황대헌은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덤볐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점을 보완하면 더 큰 장점이 된다'고 하는데 올림픽 때까지 단계를 밟아 성장한다는 자세로 더 많은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닮고 싶은 쇼트트랙 선수는 안현수(32·러시아)와 고 노진규. "(노)진규 형은 훈련장 안팎에서 항상 성실하고 꾸준했다. 같이 훈련하면서 보고 느낀 점이 많다. (안)현수 형은 스케이팅 기술이 워낙 뛰어나고 자세도 유연하다. 지난 시즌 1~2차 월드컵에서 대결했는데 기량이 여전하더라."
황대헌은 "올림픽에서 도전할 목표가 있지만 마음으로만 간직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대표팀이 성과를 내도록 맡은 역할을 잘해야 한다"며 "형들과 다 같이 웃으면서 대회를 끝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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