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조작 '관행'이라 해명… 학내 반발 고조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중앙대가 술렁이고 있다. 영국의 대학평기가관 QS에 조작한 자료를 제출해 올해 세계대학평가순위에서 퇴출된 데 이어 진상조사 과정에서도 학교 측 인사를 앞세워 '셀프조사'를 벌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지난달 26일 'QS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조사에 착수해 지난 19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학생들도, 교수들도 조사 결과는 물론 조사위 자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조사위는 이대로 구성되지 않았다. 학교 본부 측은 백광진 입학처장과 김모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위원장) , 유모 자연과학대 팀장(부위원장), 학생대표인 대학원 총학생회 비생대책위원장, 총동문회 사무총장 등 5명으로 조사위를 꾸렸다.
위원장인 김 교수는 교수들의 협의를 통해 선출되지 않았다. 부위원장인 자연과학대 팀장도 비교적 자유롭게 비판 의견을 낼 수 있는 교직원 노동조합 소속이 아니다. 둘 모두 학교 본부 측이 '선택'한 인사다. 특히 백 처장을 포함 시킨 것은 학교 본부 측 인사를 배제하라는 의견을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다. 잘못을 조사하는 이들이 잘못을 저지른 측의 '입맛'에 따라 꾸려졌다. '셀프조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서도 중앙대는 당당하지 못했다. 중앙대는 지난 19일 조사위 결과 발표 설명회에서 이를 '개인의 일탈'일 뿐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이를 '꼬리자르기'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과거에도 불통이 문제가 됐던 중앙대다. 2015년 모든 학과와 학부를 폐지하고 전 신입생을 광역단위로 모집하겠다는 입시안을 밀어붙였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중앙대는 이 같은 일들이 불거져 사과할 때마다 소통을 중시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은 소통보단 일방통행에 가깝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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