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심으로 규모 커진 이유는 당선인 기간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
이명박 정부 때는 4대 그룹, 박근혜 정부 때는 10대 그룹 초청해
전임 대통령들은 당선인 시절부터 재계 만나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간의 '첫 청와대 회동'은 전 정부와 비교해 시기나 규모, 의제 면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시기는 늦었지만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의제는 고용·투자계획 대신 상생협력을 위한 대화로 바뀔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말 회동이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이 취임한지 80여일만에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셈이다. 초청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는 늦고,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는 빠르다.
이 전 대통령의 기업인 대상 청와대 초청은 취임 64일만에 이뤄졌다. 당시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인 4대 그룹이 중심이었다. 20여명의 참석자 중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들어가 중기인들의 체면을 살렸다. 이명박 정부의 키워드가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였던 만큼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 분기별 회동을 정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15개 기업 총수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면에서 전 정부보다 크지만 이는 문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의 기간을 갖지 못했다는 특수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 이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모두 당선인 신분일 때 기업 총수들과 회동하거나 전경련 등 경제단체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재계와 소통해왔다. 이미 취임 전 수차례 만났기 때문에 청와대 회동 규모도 다소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과거와 같이 투자나 고용 계획을 (그룹별로) 일괄적으로 받아서 발표하는 형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신 기업별, 그룹별로 동반성장, 상생협력과 관련된 좋은 사례를 각자 준비해서 필요한 경우 발표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