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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사 "올드보이 귀환은 과거로 회귀하는 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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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내부 통신망에 글 올려 논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 현직 대사가 정치권에 투신한 은퇴 외교관들의 대선 후 잇단 현역 복귀를 비판하는 글을 외교부 내부 통신망에 올려 논란이다.

1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용호(외시 20회) 주 벨라루스 대사는 지난 13일 외교부 직원 내부 통신망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직업 공무원제 확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지난 10년간 청와대는 물론 내각에 '올드 보이'(은퇴한 공무원)들이 귀환해 역사를 미래로 전진하게 하기보다는 과거로 회귀하게 하는 퇴행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면서 "우리 부(외교부)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적었다.
김 대사는 "퇴직한 선배 외교관들이 선거판에 끼어들어 정치권에 들어가더니 선거 후에는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현역으로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캠프 출신' 전직 외교관들이 '친정'으로 돌아오지 않는 게 후배들의 정치적 중립 유지와 직업공무원제 확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김 대사는 "개인적으로 자연의 섭리 중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순환이라고 믿는다"며 "올드보이들은 현역으로 귀환할 것이 아니라 정치의 길을 가거나 원로로서 자문의 역할에 머무르는 미덕을 살림으로써 후배들이 언제까지 '꺼진 불도 다시 보며'(퇴직한 선배가 언제 다시 상관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뜻) 살지 않게 내버려 두어야 할 것"이라고 썼다.
김 대사는 특히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나는 우리 후배들이 더 이상 콘클라베의 갇힌 밀실에 있지 말고 대화와 토론의 열린 광장으로 나오길 기대한다"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 장관도 대선 캠프를 거쳐 현역으로 복귀한데다, 교황 선출을 위한 '끝장 회의'인 콘클라베식의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갖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외교부는 김 대사의 게시글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모든 직원들이 접속하는 내부 통신망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온 전례가 없다는 점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김 대사의 글은 닷새 동안 1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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