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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열혈 '문빠'와 '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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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19대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했던 열혈 지지자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강도가 더 높아졌다. "내가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나선 지지자들은 일부 언론들의 기사에 나온 '김정숙씨' 라는 표현에 대해 "건방지다"라고 비난할 정도로, 문 대통령을 감싼다. 조그마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16일 "'이명박 부인은 여사라고 쓰던 기레기들이 문재인 대통령 부인은 씨라고 쓴다'며 비분강개하는 사람들에게서, '왜놈 국기에는 절하던 놈들이 제 나라 국기에는 절하지 않는다'고 분개하던 70년 전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김규항씨도 지난 14일 SNS에 글을 올려 "'빠'는 내면적 결핍(주로 낮은 자존감)을 사회적 명성을 가진 대상을 통해 채우려는 병증"이라며 "노빠ㆍ문빠와 박빠는 철천지 원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상은 한꺼번에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맹목적ㆍ비이성적인 논리를 대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꺼번에 몰려가 버릇을 고쳐주는 것은 일시적으로 속시원할지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문 대통령의 개혁 행보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른바 최측근 그룹 '삼철'의 일원인 양정철ㆍ이호철씨와 최재성 전 국회의원 등은 "제 몫을 다했으니 놓아 달라"며 해외에 출국해 먼저 모범을 보였다.
이들은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등 권력을 가진 자리나 아니면 최소한 논공행상을 통해 그럴듯한 생계수단을 얼마든지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두고두고 '패권', '측근 정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더욱 강해졌다. 집권 초기 어쩌면 위태로울 수 있는 정권의 기반을 굳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진정으로 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다면, 지지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까? 댓글 보다는 창문 너머 저 치열한 현실 세계에 뛰어 들어야 한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은 대통령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지자든 반대자든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문 대통령의 당선은 우리 사회 모두의 앞에 놓인 '시멘트 500부대와 철근 1t'이다. 서로 갖자고 싸울 양도 못된다. 1970년대 우리 부모님들이 고민했던 것처럼, 우리가 마을을 위해 무엇을 짓고 만들어 현실을 바꿔가야 할 지 고민하고 실천할 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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