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 달하는 기존 앱 '통폐합'…위성호 행장 "온라인+오프라인 같은 채널로 봐야" 전략방향 제시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 신설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본부는 모바일 고객과의 접점을 슈퍼앱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슈퍼앱이란 오직 하나의 앱을 통해 총체적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모바일 뱅킹을 통해 신규계좌 가입,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서너개 이상의 앱을 일일이 설치해야만 했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슈퍼앱 중심의 모바일 앱 통폐합 작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그간 출시된 앱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 앱은 총 20여개에 이른다. 신한은행 뿐 아니라 KB국민, 우리은행 등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10여개 안팎의 앱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가 오직 하나의 앱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물론 케이뱅크가 제공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는 기존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극히 일부에 그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예컨대 케이뱅크는 개인을 상대로 한 여수신만 취급할 뿐 기업금융이나 글로벌 부문은 아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대형 시중은행이 수십 개의 앱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여러모로 사용자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다만 일부 활용도가 높은 기능의 경우 추후 충분한 니즈 파악을 거쳐 별도 앱으로 독립하게 된다. 네이버뮤직 앱이나 카카오맵 등이 대표적 사례다. 서비스의 메인이 되는 슈퍼앱은 사실상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사용자로 하여금 처음부터 의무적으로 여러 개의 앱을 깔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슈퍼앱을 통해 전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추가 앱에 대해서는 공급자가 아닌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겠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은 궁극적으로는 디지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하나의 단일된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은 더 이상 서로 다른 세상이 아니다"며 "같은 채널로 바라보고 고객관점에서 제도, 상품 및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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