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명품브랜드 씁쓸한 불황마케팅…백화점상품권 거래 중개까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고객에 할인 받을 수 있다고 유도
-백화점 매장서 직접 연결해줘

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제공=아시아경제DB)

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제공=아시아경제DB)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직장인 이모(여·29)씨는 최근 서울 중구 명동 인근 A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B브랜드에서 300만원짜리 가방을 291만원에 샀다. 비결은 백화점 상품권.

B브랜드의 매장 직원은 사설 위탁 판매업소에서 백화점상품권을 사면 3%가량 할인 받을 수 있다고 이씨에게 귀띔했다. 이씨가 상품권을 구매하겠다고 하자 직원은 그 자리에서 위탁 판매업소에 전화를 걸었다. 불과 몇 분 뒤 상품권 판매업소 직원이 300만원 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가지고, B브랜드 매장으로 왔다. 이씨는 그 자리에서 291만원을 상품권 업소의 계좌에 입금한 뒤 상품권을 받아 가방을 구매했다.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매장들이 불황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2~3%라도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상품권 거래 중개까지 해주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상품권은 사설 상품권 판매업소에서 실제 금액보다 2~3% 할인된 금액에 판매되고 있다. 10만원짜리 백화점상품권은 보통 9만7000~9만8000원선에서 구매 가능하다.

드러내놓고 하지는 않지만, 상당수 명품 브랜드들이 고객에 편의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상품권 거래를 매장 안에서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구매하려는 상품의 금액만큼 백화점상품권을 그 자리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불법은 아니다. 지난 1999년 상품권법 폐지 이후 상품권의 제조 유통에 관한 단속은 사실상 사라졌다. 상품권의 발행 및 판매, 유통 등을 관리·감독하는 소관부처도 없어지면서 기초적인 현황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고객도, 매장도, 상품권 판매하는 사람도 다 좋은 방법"이라며 "명품 브랜드는 따로 할인을 해줄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유도책을 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 같은 것"이라면서도 "백화점 내부에서 상품권 거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 백화점측으로 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할인 행태를 악용해 돈을 챙기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 13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백화점상품권을 공동구매해 시중 가격보다 10% 저렴하게 판매하겠다고 속여 25명으로부터 99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유모(여·25)씨를 구속한 바 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포토] 북한탄도미사일 발사

    #국내이슈

  •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안개 때문에 열차-신호등 헷갈려…미국 테슬라차주 목숨 잃을 뻔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