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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분기별 영업익 10조 시대] 1983년 2월 '동경선언', 반도체 신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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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 재계 반대 무릅쓴 결단, 반도체 강국 기반 닦아…올해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만 5조 이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반도체 사업은 이기기 불가능한 도박과도 같다." 1980년대 초반 재계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한국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반도체 직접 개발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었다. 당시 분위기는 인구는 최소 1억명 이상, 국민총생산(GNP)는 1만 달러 이상인 국가가 아니라면 섣불리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삼성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내심 반도체 직접 개발이라는 원대한 꿈을 현실로 옮기고 싶었는데 주변의 만류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은 1983년 2월 일본 도쿄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결국 반도체 사업 직접 참여를 결정했다. 당장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도전할만한 사업이라는 판단이 섰다.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과감한 결단, 이른바 '2·8동경선언'으로 불리는 그날의 선택은 오늘날 반도체 신화의 불씨가 됐다.

1983년 기흥 반도체 사업장을 점검하고 있는 고 이병철 선대 회장

1983년 기흥 반도체 사업장을 점검하고 있는 고 이병철 선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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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세상이지만, 불과 10년 전에 그러한 상황을 상상한 이들은 얼마나 될까. 반도체 사업도 마찬가지다. 1983년 2월 '동경선언'이 2017년 한국의 수출 고민을 해결해줄 든든한 응원군이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있었을까.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이후 기술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반도체 최강의 자리는 일본의 차지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일본의 아성을 뛰어넘고, 미국과의 경쟁에서도 앞서나가면서 메모리 반도체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랐다.
2017년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 실제로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면 그 자체로 사건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기대감의 배경에는 반도체 슈퍼호황이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반도체는 물론이고, 점점 비중이 커지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높은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력 등 진입장벽이 높아서 뛰어들기조차 쉽지 않다.

실제로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반도체 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대비 효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적지 않다. 많은 돈을 갖고 있는 것과 뛰어난 기술력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 반도체의 자존심 도시바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 측의 '냉기류' 앞에서 주춤하고 있다. 도시바 지분을 중국 쪽에 넘기는 것은 '기술 유출'과 다름없다는 시각이 팽배한 상태다.

[삼성 분기별 영업익 10조 시대] 1983년 2월 '동경선언', 반도체 신화의 시작  원본보기 아이콘

삼성전자는 자본력, 기술력 모두 경쟁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경쟁업체가 열심히 시설 투자에 나서고 기술력을 증진하면 삼성전자는 더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제품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은 반도체가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 2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대체적으로 5조원에서 6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슈퍼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이어가고, 스마트폰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IM사업부문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IM사업부문은 2013년 3분기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 3 등 전략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 등에 힘입어 6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과 IM사업부문이 쌍끌이 실적 호조를 이루고, 소비자가전(CE)사업부문과 디스플레이 등의 선전이 이어질 경우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도 꿈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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