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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의 공습…GS홈쇼핑 일단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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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오늘 정기주총
SC펀더멘털, 2년연속 배당인상 주주제안 자동폐기
사외이사 선임 요구 가처분 신청 '기각'

美 헤지펀드의 공습…GS홈쇼핑 일단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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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GS홈쇼핑이 배당금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계 헤지펀드의 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처리될 경우 외국계 사모펀드의 공격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우려다.

GS홈쇼핑은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첫 번째 부의 안건인 주당 배당금 7000원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GS홈쇼핑 이사회가 올린 배당금 7000원 안건이 의결되면서 미국계 사모펀드 SC아시안어포튜니티펀드엘피(SC펀더멘털)이 주주제한한 배당금 8000원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앞서 GS홈쇼핑의 지분 1.4%를 보유한 SC펀더멘털은 이달초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가 결정한 배당금에서 1000원 가량 높은 8000원의 배당금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사가 소극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하면서 현재 8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이 축적됐다"면서 "현금성 자산의 대부분인 잉여현금을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각 및 소각 방법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고, 향후 이익의 3분의2 정도를 매년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C펀더멘털은 또 한국에서 재벌가와 경영진을 감시하는 소액주주의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GS홈쇼핑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기 보다 GS그룹의 한 사업부처럼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사회 구성이 대주주로부터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사회이사 1명의 선임권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GS홈쇼핑은 SC펀드멘털이 추천한 사외이사 김모씨가 다른 기업 2곳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만큼 상법에 위배된다는 점을 이유로 거부했고, SC펀더멘털은 안건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맞섰다.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가 종결됐지만 정기주총 이틀 전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회사측은 최악의 경우 주총연기 카드까지 만지면서 가슴을 졸였다. 법원은 지난 15일 오후 늦게 가처분을 기각, 이날 주총은 예정대로 개최된 것이다.
SC펀더멘털은 지난해 GS홈쇼핑 주총을 앞두고도 배당금 인상과 사외이사 선임권을 요구했다. 당시 이 헤지펀드는 상법상 주주제안이 가능한 1% 이상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하지 않아 스스로 주주제안을 철회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GS홈쇼핑은 2012년 주당 배당금이 3000원에서 지난해 7000원(시가 배당율 4%)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CJ오쇼핑 배당금 2500원(1.5%), 현대홈쇼핑 1500원(1.3%) 등 홈쇼핑 업계 배당금보다 높은데다 코스피 평균배당성향은 22.8%, 평균시가배당율은 1.6%를 훨씬 웃돈다.

SC펀더멘털은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 펀드는 2011년 1월 코스닥상장사 국보디자인의 지분을 사들인 뒤 배당인상 요구와 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당시에도 제안이 거부당하자 SC펀드멘탈은 소액주주들을 모아 주총 표 대결에 나섰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배당을 늘리진 못했지만 자신들이 추천한 감사를 선임했다.

국보디자인의 경영에 발을 들인 SC펀드멘털은 이후 차익 실현에 나섰다. 그해 초 3000원 중반대였던 국보디자인 주가는 주주총회 이후 주주이익 환원 기대감으로 6월 7000원대까지 상승했다. SC펀더멘털은 5~6월 보유 중이던 지분 13.79%를 전량 장내 매도했고,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업계에선 최근 국회에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이같은 해외 투기자본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SC펀드멘털은 GS홈쇼핑이 사외이사 선임 요구를 거부하자 "한국에서 재벌가와 경영진을 감시하려는 소액주주의 움직임이 최근에 시작되고 있다"면서 "GS홈쇼핑의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추후 다른 기회를 통해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1%를 조금 넘는 지분으로 경영권을 흔들수 있는 구조"라며 "상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얼마나 더 많은 소송이나 문제를 일으킬지 무섭다"고 우려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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