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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만난 겨울 라이벌, 함께 웃은 별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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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천안=김흥순 기자] 프로농구와 배구는 겨울스포츠를 대표한다. 두 종목이 지난 22일 올스타전을 했다. 농구와 배구 올스타전이 같은 날 열리기는 2007년 3월 1일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배구연맹(KOVO)은 "우연히 일정이 겹친 것"이라고 했지만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농구는 오후 2시20분부터, 배구는 오후 1시30분부터 행사를 했다. 50분 차이를 두고 시작해 약 두 시간을 겹쳐서 했다. 관중수와 텔레비전 시청률 등이 나뉘었다. 그러나 경쟁 구도에서 얻은 소득이 적지 않았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올스타전에는 관중 5033명이 입장했다. 수용 좌석 4800석을 웃돌았다. 지난 16일 온라인 예매분 4600장이 발매 20분 만에 매진되고, 입석을 포함한 당일 현장 판매분 500장도 거의 팔렸다.

배구 올스타전은 관중석 규모가 프로농구에 비해 적었다. 대신 케이블 방송과 포털사이트 중계를 더해 시청자를 품는데 주력했다. 'SBS스포츠'와 'KBSN스포츠'가 공동 중계를 맡아 경기장 안팎에 카메라 스물세 개를 설치하고 장외 이벤트부터 경기 에피소드까지 다양한 장면을 담았다. 공식 행사도 오후 1시 30분~오후 6시까지 넉넉하게 잡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동시 접속자수는 약 2만 명으로 농구(1만6000명)보다 많았다.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은 유니폼 상의에 이름 대신 팬들이 지어준 별명을 달고 뛰었다. 남자부 세리머니상을 받은 전광인(26ㆍ한국전력)은 '부럽냐 서재덕'이라는 네이밍을 붙였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1위를 하고, 주목을 받으면서 친한 팀 동료인 서재덕(28)을 자극하는 문구였다. 서재덕은 등에 '안 부럽다 전광인'이라는 문구로 화답하면서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거요미(양효진ㆍ현대건설)'와 '꽃사슴(황연주ㆍ현대건설)' 등 기존 인기 선수들의 별명을 그대로 차용한 경우도 있었고, V리그 신인 세터 황택의(21ㆍKB손해보험)에게는 '신입사원'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21ㆍ흥국생명)과 이다영(21ㆍ현대건설)은 'Ctrl+C(복사)'와 'Ctrl+V(붙여넣기)'가 박힌 유니폼을 입었다. 이재영이 발목을 다쳐 올스타전에서는 이다영만 코트를 누볐다. 뛰어난 춤 실력으로 매 시즌 화제를 모은 이다영은 올해도 박미희 감독(54ㆍ흥국생명), 황택의 등과 과감한 댄스를 선보이며 3년 연속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받았다.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1위도 했다. 그는 "언니(이재영)와 '성인식'에 맞춰 춤을 준비했는데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김대진 KOVO 홍보마케팅 팀장은 "배구는 남녀부가 올스타전을 같이 뛰고, 신체 접촉도 없어 경기만으로는 농구처럼 박진감 있는 볼거리를 선사하기 힘들다. 팬들과 웃고 즐기는 축제 문화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올스타전이 팬들과 함께하는 축제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팬 투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자 선수단이 자발적으로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문화가 생겼다. 전광인은 "승패에 대한 부담도 없고, 선후배가 어울려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팬들도 배구에 관심을 가지고 한 번이라도 경기장을 찾는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글라스와 태블릿PC로 '최순실 세리머니'를 한 김희진(24ㆍ기업은행)과 높은 인기를 얻고 막을 내린 드라마 '도깨비'의 명장면을 패러디한 정지석(22ㆍ대한항공) 등도 자체 아이디어로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대진 팀장은 "젊은 선수들이 올스타전을 열성적으로 준비하면서 문성민(31ㆍ현대캐피탈)이나 김요한(32ㆍKB손해보험), 한선수(32ㆍ대한항공) 등 이름난 스타들에 의존했던 지지층이 바뀌고 있다.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동참하고 싶은 무대라는 동기부여를 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프로농구는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KBL은 이에 맞춰 팬들과 함께 하는 올스타전을 준비했다. 직원들은 지난 2주간 야근을 자주 했다. 지난 19일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행사를 할 광복로와 해운대 센텀시티, 사직체육관 등을 점검하고 꾸몄다. 각종 이벤트는 선수와 팬들이 함께 하도록 했다.

올스타 선수들은 21일 농구팬 100명과 서울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했다. 팬들과 섞여 앉아 함께 도시락을 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올스타전 최다득표자 허웅(24ㆍ동부)은 간식을 가득 실은 카트가 지나가자 "제가 전부 계산할게요"라며 한 턱 쐈다. 허웅은 "이번 올스타전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팬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부산을 간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했다. 선수들은 부산에 도착해서 광복로와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을 돌며 올스타전을 홍보했다.

팬들과 함께 한 시간이 축제를 만들었다. 농구 '팬심'은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폭발했다. 남자 농구 올스타전을 한 부산사직체육관은 수용 좌석 1만1700석이 매진됐다. 입석까지 포함하면 총 1만212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정규리그 때는 통천에 숨어 있던 사직체육관 3층 좌석도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팬들의 함성에 화답했다. 덩크 콘테스트에서는 마이클 크레익(26ㆍ삼성)은 '비트윈더렉' 등 고난이도 기술을 선보였다. 김현민(30ㆍKT)은 눈에 안대를 쓰고 덩크슛을 림에 꽂아 넣었다. 김태술(33ㆍ삼성) 올스타전 본 경기에서 김종규(26ㆍLG)를 향해 장풍을 쓰고 밀어낸 뒤 드리블해 레이업슛을 했다. 키퍼 사익스(24ㆍKGC) 등은 덩크슛을 연이어 터트렸다.

최우수선수(MVP) 오세근은 "출발 할 때부터 팬들과 만나서 선수들도 색다르다고 느꼈다. 특히 기차 안에서 팬들과 하는 스킨십이 많더라. 같이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하면서 신선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부산에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셔서 놀랐다. 열기가 뜨거워서 흥이 많이 올라온 상태로 경기를 더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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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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