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를 비롯한 수많은 건강 관련 기관들은 비타민 C의 1일 권장량으로 성인 남성 90mg, 성인 여성 75mg, 임신 여성 85mg, 수유 여성 120mg정도를 제시한다. 1일 권장량은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건강유지에 부족함이 없는 양이다. 비타민 C 부족으로 생긴 질병이 나을 수 있음은 물론, 예방도 가능한 양이다.
혈관질환은 설탕이나 트랜스 지방, 포화지방, 알콜 등의 과잉섭취와 흡연, 그리고 식이섬유와 운동의 부족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이 원인으로 지적되는데 이런 습관을 고치라고 하지는 않고, 그저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란다. 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치 자동차에 품질이 나쁜 연료를 사용하여 엔진이 망가지는데 엉터리 연료는 그대로 쓰면서 어떤 첨가제를 넣으면 엔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비타민 C는 물에 잘 녹아 쉽게 배설되므로 많이 먹어도 해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럴까? 우리 몸은 비타민 C를 많이 먹을수록 흡수율이 떨어진다. WHO에 따르면 섭취량이 100mg이하일 때는 흡수율이 98%에 이르지만, 180mg에서는 70%로, 1,500mg에서는 50%로, 12,000mg에서는 16%로 크게 낮아진다. 흡수한 다음에도 필요한 양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신장을 통해 다시 배설해야 한다.
어떤 영양소든 필요한 만큼만 먹어야지 많이 먹을수록 좋은 영양소는 없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비타민 C도 예외가 아니다. 150g짜리 오렌지 하나 또는 80g짜리 키위 한 개 반이나 브로콜리 반 개 정도에는 80~100mg정도의 비타민 C가 들어 있으므로 채소나 과일을 웬만큼 먹으면 권장량에 미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평소에 채소나 과일을 적게 먹는 사람이라면 그 양을 늘려야 한다. 입증되지 않은 거짓 정보를 좇아 돈 버리고 몸 망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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