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일제강점기 청소년 인권유린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경기도 안산 단원구 '선감도'가 대규모 복합리조트 단지로 개발된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관광공사는 다음달 29일 미국 건설회사인 S사와 안산 선감동 땅(선감도) 31만㎡에 복합리조트를 개발하는 사업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S사는 이를 위해 2022년까지 경기관광공사 소유의 땅 31만143㎡을 300억원에 사들인 뒤 1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S사는 선감도 리조트 개발사업을 위해 지난 8월 국내에 투자법인을 설립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한인이 대표로 있는 S사가 경기도에 투자 의사를 타진했다"면서 "삼성물산의 전 임원 등 국내 출신 개발 전문가들이 S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이 회사 대표에게 선감도를 리조트 개발 대상지로 추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감도는 서신면, 탄도, 불도, 대부도와 모두 연륙교로 연결돼 있다. 이 곳에는 109만㎡ 규모의 바다향기수목원(제2도립수목원)과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가 있다.
경기관광공사가 2009년 이 땅을 경기도로부터 넘겨 받았다. 하지만 선감도는 전체 면적의 3분의2 가량이 연약지반인 데다 밀물 때 바닷물이 밀려드는 탓에 그동안 수차례 개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곳이다.
특히 선감도는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45년까지 부랑아 교화를 명분으로 설립된 선감학원이 있던 곳이다. 당시 8~18세 아동ㆍ청소년들을 강제로 입소시켜 노역ㆍ폭행ㆍ학대ㆍ고문ㆍ굶주림 등 인권유린을 자행한 수용소였다.
특히 해방된 뒤 1946년 경기도로 관할권이 이관돼 1982년 시설이 폐쇄될 때까지도 지속적으로 인권유린이 일어났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피해조사나 보상 등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도의회는 최근 '선감학원 진상조사 및 지원대책 마련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지난 9월22일부터 도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선감학원 피해자 조사를 위한 신고 창구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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