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한 반등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미국 대통령 선거 등 해외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지만, 코스피가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기엔 가격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2월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도 코스피의 꾸준한 상승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의 안정적인 흐름이 국내증시의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2015년 4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코스피는 같은 방향성을 보였고 상관관계도 매우 밀접했다. 9월12일 이후 다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의 감산발언으로 WTI가 50달러에 안착했는데, 이는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증시는 단기 저점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스권을 돌파하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이 수급을 주도하고 있지만, 기관과 개인들이 매도로 일관하고 있어 상승 또한 제한적인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단기 방향성이 위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 고점인 171만6000원 돌파 시 패턴이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때 가격은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피도 전 고점인 2070선 안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전년 동월비로는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물가 발표 전 있었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인플레이션 용인’ 발언으로 물가상승에 따라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선제적으로 차단됐다.
주요 악재의 영향력이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까지 코스피 가격 조정 위험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코스피 상단 2100 포인트를 상향하지는 않는다. 주요 가격지표(유가)와 주요 경기민감주의 가격이 전고점을 바로 뚫고 올라가기 보다는 전고점에서의 가격부담이 해소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12월 예고된 미국 금리인상 또한 주가의 빠른 상승을 제어할 가능성이 높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미국 금리인상 및 대선 불확실성이 주가의 조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5% 올라 2개월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연준이 애초에 금리인상 요건에 대한 선제적 가이던스로 제시했던 2%에 상당히 근접한 수치이다. 오히려 금리인상은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 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반영될 여지가 커졌다.
미국 대선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2차 TV 토론을 거치며 클린턴 후보의 호감도 및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 트럼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7%p로 확대된 상황이다.
미국 외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 및 도이치뱅크 사태 등 유럽 지역의 노이즈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재차 조기 테이퍼링가능성을 일축할 것으로 본다. 대외 불확실성에도 신흥국 매크로 환경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국내증시의 외국인 매매가 여전히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외환시장이 안정감을 찾으며 5거래일 연속 9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로 코스피 수급 여건은 차츰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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